해트트릭을 달성하고 상의를 벗는 세레머니를 펼친 무고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일요신문] 선두와 최하위의 만남, 한쪽으로 기울던 승부를 무고사가 돌려놨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하나원큐 2019 K리그1 28라운드 경기에서 3-3 무승부를 거뒀다. 무고사의 해트트릭이 극적인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K리그1 1위와 12위의 맞대결이었다. 객관적 전력상 울산의 우세함이 점쳐졌다. 실제 경기에서도 울산이 좋은 모습을 보이는 듯 했지만 인천이 투혼을 발휘했다.
이날 경기의 첫 슈팅도 울산이었다. 최근 A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동경이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관중석으로 향했다.
전반 22분에는 이동경과 함께 대표팀에 승선한 김보경이 골에 가까운 장면을 만들어냈다. 수비를 따돌리고 오픈 찬스를 맞이한 김보경은 강한 슈팅으로 골대를 노렸지만 골대를 강타했다.
주로 공격을 막아내는 입장이었던 인천도 이따금씩 역습으로 반격을 시도했다. 중원에선 김도혁, 전방에서 무고사의 분전이 돋보였다.
공격을 주도하던 울산의 결실은 전반 40분 맺어졌다. 활로를 연 것은 김보경이었다. 김보경은 후방에서 넘어온 볼을 원터치로 측면에 연결했고 김인성이 스피드를 이용해 크로스를 시도했다. 문전으로 주니오가 뛰어 들어가며 그대로 받아 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반을 1-0으로 마무리한 울산이었다.
울산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동경을 빼고 이근호를 투입했다. 시즌 초반, 전반 중반에 교체아웃되던 이동경은 최근 출장 시간을 늘려오고 있다.
울산은 선제골과 유사한 장면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또 다시 김보경이 패스를 측면으로 열어줬고 이번엔 김태환이 달렸다. 원터치로 올라간 크로스를 주니오가 머리를 댔다. 인천 정산 골키퍼가 막아내는 듯 했지만 주니오가 다시 차 넣으며 2-0을 만들었다.
코너에 몰린 인천은 공격적인 경기 운영에 나섰다. 되려 인천이 경기 분위기를 주도했다.
위기의 인천에겐 무고사가 있었다. 후반 21분 추격골을 만들어낸 무고사는 정규시간 종료 3분전 코너킥 상황에서 머리로 동점까지 이끌어냈다.
2-2 동점 상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후반 44분 이근호가 머리로 다시 앞서나가는 골을 만들어냈다. 교체카드가 적중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인천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많았다. 후반 추가 시간, 박스 라인 근처에서 혼전 상황이 일어났고 볼이 무고사에게 튀었다. 수비가 없는 무인지경에서 무고사가 날린 볼은 오른쪽 포스트를 맞고 골망을 흔들었다.
국가대표 수문장 김승규가 몸을 날렸지만 막을 수 없는 골이었다. 경기가 3-3으로 균형이 맞춰졌다. ‘할 수 있어, 인천’을 연신 외쳐대던 홈팬들의 염원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김상래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