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국가대표 감독직 사퇴 의사를 전한 최인철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일요신문] 폭행 논란에 시달려 온 최인철 여자축구 대표팀 신임 감독이 선임 약 10일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9일 최 감독의 사퇴 소식을 밝혔다. 최인철 감독은 이날 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선임소위원회에 감독직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협회는 이를 수락하기로 결정했다.
최 감독은 “언론에 보도된 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감독직을 내려놓겠다. 시간이 오래 지난 일이라 해서 없던 일이 되거나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저의 잘못된 언행으로 상처를 입은 선수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깊은 사죄를 드리고 싶다.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기에는 제 사과가 부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감독 선임의 책임이 있는 김판곤 전력강화위원장은 “감독 선임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감독의 역량 검증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지만 부족했다. 향후 검증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한진 협회 사무총장은 “지난 8월 28일부터 학원 축구의 부조리 등을 근절하기 위해 ‘학원축구 부조리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접수된 폭력, 모욕 등에 관련된 내용은 협회가 적극적으로 조사해 향후 재발 않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협회는 정종선 전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회장의 학부모 성폭력 및 횡령 의혹이 제기되며 홍역을 앓은 바 있다. 서울 언남고등학교 감독으로서 일탈행위로 볼 수도 있지만 고교 축구 전체를 관장하던 회장이라는 점에서 산하단체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협회가 피하기 힘들었다.
이 같은 파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신임 여자 대표팀 감독이 사퇴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최 감독은 지난 8월 29일 선임이 공식 발표됐다. 정종선 전 회장 사태로 ‘부조리 신고센터’가 설립된 직후였다. 신고대상에는 폭력, 모욕, 협박 등도 포함됐다. 여자 대표팀 감독 선임 이후 최 감독이 첫 공식석상에 나서 “국민을 감동시킬 수 있는 대표팀을 만들겠다”는 말이 ‘공염불’로 돌아가게 됐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