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매출은 24조 3365억 원, 영업이익은 929억 원이다. 동종업계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32조 3160억 원, 영업이익 2조 5221억 원이다. 비밀은 높은 원가구조다. 매출원가율을 비교하면 LG디스플레이는 87.32%, 삼성디스플레이는 81.81%다. 결국 매출총이익이 3조 853억 원과 5조 8779억 원으로 엄청난 차이가 난다.
LG디스플레이가 저조한 실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구개발비를 제외한 판매관리비는 LG디스플레이가 1조 2212억 원, 삼성디스플레이가 1조 1940억 원으로 얼핏 비슷해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매출이 삼성디스플레이의 4분의 3인 점을 감안하면 격차가 상당하다.
기업의 원가구조는 경영상 비밀이다. LG 측은 삼성이 부가가치가 높은 휴대폰용 소형 제품을 많이 생산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업계의 설명은 좀 다르다. LG그룹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LG의 전자 관련 협력업체에는 이른바 방계기업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원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더 이상 가족들 상황을 돌볼 처지가 아니다. 지난해부터 적자가 지속되는 데다 미래품목인 OLED 생산설비 확대를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지난 8월 무려 8134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섰다. 전환사채는 일반적인 차입이 어려울 때 동원되는 자금조달 방법이다. 주가가 전환가 이상 오르지 못하면 사채권자에게 원리금을 갚아야 한다. 이번 CB의 전환가는 주당 1만 9845원이다. 지난 19일 종가(1만 4700원)보다 35%나 높다. 만기인 2024년 8월 말까지 주가가 35% 이상 오르지 못하면 원리금 상환부담에 직면한다.
주가가 오르지 못했다는 것은 경영실적이 시원치 않다는 뜻이다. 설상가상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경영효율을 높여야 한다. 반면 CB가 주식으로 전량 전환되면 재무부담이 줄어든다. 현재 37.9%인 LG전자 지분율이 34.01%로 다소 하락할 뿐이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