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지난 8월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한 모습. 사진=최준필 기자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일 양 전 대표 등 4명을 불기소 의견(혐의없음)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사 결과 양 전 대표에 대해 성매매 또는 성매매 알선을 입증할 객관적 증거나 진술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경찰에 따르면 양 전 대표 등 4명은 2014년 7월, 9월 서울의 한 고급 식당에서 두 차례, 10월 해외에서 한 차례 외국인 재력가 조 로우 등을 접대하면서 유흥업소 여성 10여 명을 동원해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 5월 언론 보도 이후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은 양 전 대표를 포함해 사건 관계자 총 29명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이중 10여 명에 대해서는 사건이 발생한 2014년 7~10월 금융거래 내역과 통신내역을 분석했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과 만난 자리에선 성관계가 있었다는 진술은 나오지 않았다. 해외에서는 여성들이 성관계를 가진 사실은 확인됐다. 그러나 이 성관계가 성매매 알선으로 인정될 만한 진술을 나오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성관계 횟수와 여행 분위기, 관련자 진술 등을 종합하면 성매매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 양 전 대표가 이를 적극적으로 권유, 유도하거나 금전적 대가를 지불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여성들은 해외에 가기 전 조 로우 등으로부터 돈을 받았지만 그 성격을 성매매 대가로 보기는 어렵다고 경찰은 판단했다. 양 전 대표가 조 로우와 여성들과의 식사자리 등에서 수백만 원을 개인 카드로 지출했지만 대가 성격이라 보기 어려웠다고 했다. 양 전 대표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 없는 지출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로우 등이 국내·해외에서 머무르면서 쓴 돈 대부분은 양 전 대표가 아닌 조 로우 측 스스로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당시 유흥업소 여성들을 동원한 인물로 알려진 유흥업계 종사자인 일명 ‘정 마담’ 등 다른 관련자들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은 조 로우가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에 수배된 상황으로 직접 조사는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양 전 대표의 성접대 의혹을 언론에 알린 제보자도 직접 접촉하지 못했다.
조 로우 등 2명에 대해선 인터폴로 수배 중이다. 경찰은 조 로우 등에 대해선 조사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양 전 대표에 대한 남은 사안에 대해 관련 의혹을 수사로 명확히 밝힐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양 전 대표는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과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 카지노를 드나들며 도박을 하고, 미국에서 달러를 빌리고 국내에서 원화로 갚는 이른바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 자금을 조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 8월 피의자 신분으로 한 차례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오는 9월 26일 다시 경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경찰이 양 전 대표의 성매매 알선 의혹 사건을 먼저 송치한 건 임박한 공소시효 때문이다.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다음달 초 끝난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