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감반 운영에 4천여만 원 투입 예산낭비 지적
- 돈 받은 팀장,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재판 앞둬
[여주=일요신문] 이백상 기자 =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이 딱 들어맞는 결과가 나왔다. 최근에서야 막을 내린 지난해 여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이야기다.
민선 7기 들어서면서 여주 공직사회를 긴장하게 했던 행정감사는 사상 초유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특정감사반 감사로 이어졌다. 이후 사법기관 수사의뢰까지 그야말로 ‘역대급 행감’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었지만 장장 1년 만에 나온 결과물은 제기된 의혹대비 사실상 ‘맹탕 행감’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23일 여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6일 A사무관과 B팀장 등 공무원 10명에 대해 ‘훈계’ 조치했다. 지난 6월 경찰에서 ‘혐의 없음’으로 내사 종결 처리되고 나서다. 시는 형사적인 처벌을 면한 이들에게 행정의 미흡과 업무 과정에서 회의록을 남기지 않은 점 등을 문제 삼아 가벼운 징계를 내렸다.
당시 행감에서 집중포화를 받은 LED조명관련 ‘특정업체 몰빵’ 의혹과 수의계약 의혹 등에 대해선 이른바 ‘의혹제기’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시는 지난해 행감에서 지적된 각종 운영 실태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감사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최초이자 전국적으로도 사례가 드문 ‘특정 감사반’을 꾸렸다.
특정 감사반은 시의회에서 추천한 각계 전문가 4명과 명예감사관 1명을 포함해 5명이 70일 간 대대적인 감사를 벌였다. 여기에 투입된 예산만도 4000여만 원에 이른다. 당시 계속된 감사와 수사는 공직사회 분위기를 뒤숭숭하게 했다. 심지어 “다수의 공무원이 사법기관 처벌을 면키 어려울 것”이란 소문도 무성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가 나와 “무분별한 의혹에 제기에 따른 예산낭비”란 비난도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주시 한 팀장급 공무원이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으로 재판을 받아야하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를 통해 시가 경찰에 수사의뢰하면서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은 지난해 행감에서 공공하수처리시설 관제실 단종 PLC(산업용 제어 컨트롤러) 교체공사에 대한 문제점을 모 시의원에게 공익 제보한 P씨에 의해 불거진 것으로 전해졌다.
시기를 특정할 수 없지만 해당 팀장은 한 전기관련 업체 사장에게 은행 계좌번호와 함께 250만원을 보내라는 내용이 적힌 문자를 보내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행감 이후 받은 돈을 변제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사법조사에서 “빌린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잇따른 감사로 인해 힘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공직사회에 경각심을 주기에 충분했다”며 “ 행감을 계기로 절제할 것은 절제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많은 공무원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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