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이커머스 업계는 격동기를 보내고 있다. 쿠팡이 촉발시킨 출혈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것. 이에 다른 업체들도 손해를 감수하면서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애쓰고 있다. 티몬 역시 지난해 매출은 5007억 원으로 2017년에 비해 40.15% 늘었다. 하지만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1279억 원과 13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8%와 10.30% 증가했다.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사진=고성준 기자
현재 티몬의 대주주는 해외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사모펀드는 최근 몇 년간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해 지분을 매각할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실제 티몬은 9월 광고비를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급격히 줄인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을 앞두고 재무제표 개선과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롯데그룹은 백화점과 마트를 운영하며 유통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구매자들의 쇼핑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온라인 사업 분야 강화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됐다. 롯데의 이커머스 기업 인수 가능성이 처음 제기된 건 아니다. 2017년에는 11번가 인수 직전까지 갔지만, 경영권 갈등으로 결국 무산됐다. 이후에도 롯데는 인수 매물을 끊임없이 물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롯데쇼핑은 지난해 8월 온라인 조직을 분리·통합해 ‘e커머스사업본부’를 꾸리고, 3조 원 투자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어 롯데홈쇼핑, 롯데닷컴, 롯데하이마트, 롯데마트 등 7개 유통 계열사 통합 애플리케이션(앱) ‘롯데ON’을 선보였다. 하지만 아직은 불안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ON 앱에서 제품 통합 검색은 가능하지만, 제품을 누르면 기존의 각각의 채널로 이동한다. 결제 역시 각각의 온라인몰에서 이뤄진다. 앱 안정화 작업은 내년 상반기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중구 을지로1가 롯데쇼핑 본사 전경. 사진=박정훈 기자
롯데와 티몬 측은 이구동성으로 매각설을 부인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티몬 인수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이미 롯데ON을 선보였다. 현재는 롯데ON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티몬 관계자 역시 “(롯데로의 매각설은) 전혀 아니다”라며 “대주주가 새로운 주인을 물색하는 것 같긴 한데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티몬은 현재 이커머스 업계 출혈경쟁에 따른 적자를 정상화시키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티몬 관계자는 “지난 6월 이진원 대표가 선임된 것도 적자를 줄이고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기 위해서였다. 2021년까지 연간 흑자전환이 목표”라며 “광고비를 줄인 것도 이러한 계획의 일환이지, 매각을 위한 몸집 줄이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이커머스 업체들 치킨게임에도 최후 승자는 유통공룡? 쿠팡, 위메프, 티몬 등 이커머스 기업들의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결국 이들이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 유통사를 상대로 이길 수 있을 것이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오프라인 점포 등으로 전국에 탄탄한 유통망을 확보한 대기업들이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규모의 싸움에서 승리한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쿠팡은 지난해 1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까지 출혈경쟁을 벌였지만,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7%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손해를 감소하면서 견제를 하면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이 무너질 줄 알았는데, 치킨게임에 동참하며 아직까지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기존 대기업 유통사들도 온라인 쇼핑 강화에 나섰다. 백화점, 마트, 물류창고 등 기존 전국 유통망을 갖춘 이들 기업들과는 또 다시 경쟁을 하게 된다면 규모에서 이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쿠팡은 지난해 소프트뱅크비전펀드로부터 투자금 20억 달러(약 2조 2000억 원)를 유치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롯데는 지난해 ‘이커머스사업본부’를 꾸리면서 온라인 강화 차원에서 3조 원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쿠팡이 받은 투자금보다 많다. 기업의 투자 규모면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물류시스템 구축과 배송 인건비 등으로 막대한 금액을 지출하고 있다. 쿠팡의 경우 지난해 쿠팡맨을 포함해 인건비로만 1조 원에 가까운 금액을 지출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쿠팡맨을 뽑고 있고, 대구·고양 등에 거대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반면 롯데는 그룹 자체에 대형 물류회사 ‘롯데글로벌로지스’를 보유해 자체 온라인 유통 배송을 소화하고 있다. 이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오는 2022년까지 충북 진천에 이커머스에 특화된 메가 허브 터미널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롯데와 신세계는 기존의 오프라인 점포 및 유통망을 활용해 온라인 사업 분야의 효율성을 꾀하고 있다. 배송지와 가까운 매장에서 배송을 해 시간을 아끼고, 고객들이 매장을 찾아 구매 제품을 찾아가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반론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온라인 쇼핑 배송의 70~8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유통망을 구축하는데 있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도권에 집중한다면 큰 투자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민웅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