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경기도 대변인
성남 분당 갑은 백현동, 삼평동, 서현동, 판교동 등으로 구성된 선거구다. 대한민국 IT업계의 메카로 불리는 판교가 바로 이 지역구에 포함돼 있다. 판교신도시가 무르익기 전인 14대 총선부터 19대 총선까지는 민자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후보가 연이어 당선되며 보수 텃밭으로 불렸다.
18대 총선에선 이재명 현 경기도지사가 통합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에게 2만 3000표 차로 패할 만큼 보수세가 강했다. 하지만 판교의 연이은 개발 등으로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되며 20대 총선에서 김병관 의원이 민주당 최초의 깃발을 꽂는 데 성공한다.
분당 갑은 20대 국회 초기만 해도 김병관 의원의 인기와 젊은 층의 지속적인 유입으로 차후에도 민주당이 당선자를 손쉽게 배출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해결되지 않은 지역 현안들로 내년 총선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분당 갑의 최대 현안은 10년 공공임대 주택의 분양 전환이다. 10년을 임대주택으로 거주하다 분양 전환 기회를 주는 10년 공공임대 주택이지만 분당의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다수의 주민들이 집을 분양받지 못하고 떠나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김병관 의원은 임대주택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주민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이 개정안에 반발하며 지역구 사무실 점거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서자 올해 초 법안을 철회하기에 이른다. 10년 공공임대주택 주민들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또는 ‘조성원가와 감정평가액 산술평균’ 등을 제시하며 정부에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LH를 비롯한 정부당국은 주민 눈높이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
윤 의원실은 “서현동 110번지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주민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3000세대에 달하는 공공임대주택을 짓겠다고 밀어붙이고 있다. 먼저 주민 의견을 듣고 교통, 교육 문제를 해결한 후 시행하라는 것이 주민들 입장”이라고 했다. 서현동 110번지 인근 주민 2000명은 최근 가두행진을 나서며 공공임대주택의 전면 철회 등을 주장하기도 했다.
김병관 의원 역시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만나 “10년 공공임대의 목적이 서민의 내집 마련인 만큼, 현재 입주민이 그대로 내집에서 살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법개정을 포함한 전향적인 안을 주문했고 “서현동 110번지의 과밀학급, 교통체증을 해결하고, 문화복합편의시설 등 지원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역 정가는 10년 가까이 시의원을 지낸 김용 대변인의 지역에 대한 애착과 높은 이해도를 강조하며 “본격적으로 총선 준비에 들어서면 주민 요구에 맞는 해결책을 김 대변인이 제시할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정부 당국과 주민간 갈등이 지속됨에 따라 분당 갑은 지역민의 마음을 사는 후보가 총선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는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지역에서만 6000세대가량이 10년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한다는 점에서 내년 선거의 당락을 좌우할 사안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
게임업체 웹젠 이사회 의장이기도 한 김병관 의원은 올해 국회의원 재산 순위에서 약 2700억 원을 신고하며 화제에 올랐다. 웹젠 주가가 올해보다 높았던 지난해 신고액은 4400여 억원이었다. 김 의원은 웹젠의 다사랑이라는 자회사를 통해 중증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며 사회공헌에도 힘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전국청년위원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당 정책위 상임부의장을 맡고 있다.
경북 고령 출신의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은 국군간호사관학교,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와 동국대 행정대학원을 나와 2005년 제20대 국군간호사관학교장에 오른 장성 출신 국회의원이다. 여성으로는 양승숙 준장과 이재순 준장에 이은 세 번째 대한민국 여성 장성이다. 2016년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비례대표 13번으로 당선된 후 20대 국회 보건복지위와 여성가족위에서 활약했다.
2017년 4월경 분당 갑 당협위원장을 맡아 활발한 지역 활동에 나서고 있다. 윤 의원은 자신이 27년 분당 토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경쟁자들보다 지역 현안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연세대학교 신학과를 나와 제6대, 제7대 성남시의원을 지냈다. 2014년 말부터 2015년 말까지 새정치민주연합 분당 갑 지역위원장 직무대행도 맡으며 지역 정세에 밝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특히 분당 갑은 이재명 지사가 오래 거주하며 성남시장으로 족적을 남긴 곳이라 김 대변인에게 홈그라운드나 다름없다는 평도 나온다.
공무원 신분이라 선거와 관련한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성남시의원 시절 김 대변인은 주거와 교육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경기도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는 지역이 살아야 국가와 국민의 삶이 살아난다는 확신을 가지고 지역 상권, 지역 경제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전국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경기도의 청년 정책도 김 대변인의 소신이 담겨있는 정책 중 하나다.
한 관계자는 “김 대변인이 아직 도청에 재직 중이라 지역 현안에 충분히 목소리를 내지 못해 안타까워한다”며 “이재명 지사가 시장 시절 지역을 열심히 닦아놨는데 최근 민생 현장을 가보면 주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고 귀띔했다.
김창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