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있는 ‘움불퐁곡’은 가로 20m, 세로 50m의 자그마한 연못이다. 이곳이 최근 아시아 전역의 누리꾼들 사이에서 핫플레이스가 된 이유는 바로 수정처럼 맑은 수질 때문이다. 다름 아니라 연못 아래로 들어가 수중 셀카를 찍으면 누구나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특히 요즘 같은 인스타그램 시대에는 저마다 독특한 사진을 찍고 싶어하기 때문에 이런 수중 셀카 체험은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 연못이 이렇게 깨끗한 이유는 인근에 있는 40개의 서로 다른 샘에서 공급되는 신선한 물이 초당 800리터의 속도로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5년 전만 해도 이곳은 외부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가난한 마을이었다. 연못은 더럽고 각종 폐기물로 오염되어 있었으며, 마을 주민들은 이곳에서 더러운 옷을 빨거나 목욕을 하곤 했다. 주민들의 실업률은 높았고 인근 채석장에서 일하던 주민들은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면서 농사와 채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백팔십도 달라졌다. 이 마을은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10대 도시 안에 들었으며, 실업률은 제로에 가까워졌다. 이 마을을 움직이는 것은 관광업이다. 더 자세히는 ‘움불퐁곡’ 연못과 인스타그램이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현재 마을의 연간 관광수입은 140억 루피아(약 12억 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가장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곳이 바로 수중셀카 장소로 유명해진 연못이다.
매주 수천 명의 관광객이 마을로 몰려오고 있을 정도로 인기며, 셀카 사진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 연못 바닥에는 현재 오토바이, 벤치, 심지어 오래된 TV 세트 등 모든 종류의 소품들이 구비돼 있다.
이 마을이 이렇게 수중 인스타그램 명소가 된 것은 2006년 선출된 주나에디 물요노가 마을 이장의 노력 덕분이었다. 낙후된 마을을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그는 마을 주민들을 설득해 투자를 받아 오늘날과 같은 성과를 이뤄냈다. 출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