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최근 ‘대일민국’ 오기 관련 언론 보도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동안 아들의 ‘제 1저자’ 논란과 악성 댓글에도 강경 대응을 유지해 왔다. 사진= 박은숙 기자.
8월 16일 KBS는 나 원내대표가 광복절에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했던 일정을 보도했다. 당시 나 원내대표는 이곳을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했는데 “조국의 독립을 위한 열정의 정신, 강한 대한민국, 행복한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길을 만들어가겠다”고 썼다. 그런데 ‘대한민국’을 ‘대일민국’으로 쓴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방송에 출연했던 KBS 기자는 네티즌들의 주장을 인용해 “대일민국이란 글자 ‘ㅎ’하고 아래 자유한국당 글자의 ‘ㅎ’하고 구별이 된다. 때문에 확연하게 ‘한’이 아니라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고, 지난해 현충원 방문 때 썼던 방명록을 봐도 ‘ㅎ’자 모양이 다르다”라며 “대일민국이라고 쓴 거다. 이렇게 (네티즌들은)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앵커는 이에 “글씨체를 둘러싼 해프닝으로 보인다”고 말했고, 기자는 “상식적으로 제1야당 원내대표가 그랬겠느냐. ‘말이 안 된다. 원래 필체가 저랬을 뿐이다.’ 이렇게 (나 원내대표 측은) 해명하고 지적을 강하게 성토했는데, 어쨌든 글씨체는 해프닝에 불과하지 않는가. 더 큰 문제가 됐던 것은 방명록 내용을 올리면서 함께 쓴 다른 글”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자에 따르면 나 원내대표는 “74년 전 오늘, 사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이름조차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시점이었다”라고 썼다. 기자는 이를 지적하며 “임시정부 청사에 가서 임시정부를 부정하는 것 아니냐 하는 비판도 나왔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나 원내대표 측은 KBS 보도 영상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KBS 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아 결국 1억 원의 손해배상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청구했다. KBS는 보도의 당사자가 삭제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이 외에도 나 원내대표 측은 이와 비슷한 내용을 보도한 인터넷 매체 보도에도 1억 원의 손해배상을 중재위에 청구했다. 나 원내대표 측은 “피신청인이 게재한 기사를 내려달라고 정중히 요청하였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지정 신청일까지 전혀 위 기사를 삭제하지 않은 바 피 신청인에게 신청인 소속의 나경원 원내대표의 명예를 훼손한 의도가 있었음을 분명히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 원내대표 측은 그의 아들이 미국에서 고등학교 재학 시절 서울대 의대에서 인턴십을 거치며 연구 제 1저자로 포스터를 작성했는데, 이에 IRB(의학연구심의윤리위원회) 미승인으로 입상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KBS 보도에 대해서도 5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중재위에 청구했다. 이와 함께 나 원내대표는 사실과 달리 보도한 언론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발하고 손해배상 청구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 8월 8일에는 나 원내대표 자신에게 ‘친일파’, ‘나베(나 원내대표와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이름을 합친 합성어)’라고 부른며 조롱한 댓글 170여 개와 네티즌들을 경찰에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