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선수협회가 마련한 토크 콘서트에 나선 이영표 이사.
[일요신문] 이영표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이사가 이임생 수원 삼성 감독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이영표 이사는 27일 저녁 서울 광진구 CGV 건대입구에서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한국축구선수협회가 마련한 이날 자리에는 축구팬들이 함께해 국가대표 출신 레전드 이영표와 함께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사전에 팬들로부터 받은 질문과 즉석에서 이어진 질문으로 이야기 꽃을 피운 이후 이영표 이사는 참석자들에게 기념 사인을 해주고 사사진을 함께 찍는 시간을 가졌다. 팬과 함께하는 행사 이후에는 장소가 영화관인만큼 영화 ‘장사리:잊혀진 영웅들’ 단체 관람이 예정돼 있었다.
영화 관람으로 순서가 넘어가려는 순간 이 이사가 다급히 입을 열었다. 그는 이날 행사에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고 참석한 팬의 상의를 가리키며 “하려던 말을 잊고 있다가 저 분 덕에 생각이 났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의 입에서 나온 단어는 ‘임생이형’이었다. 수원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임생 감독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때는 2002년, 양 측 모두 선수 시절이었다. 부천 소속이던 이임생이 안양 유니폼을 입고 뛰던 이영표와 격하게 볼다툼을 했고 흥분을 못이겨 이영표의 얼굴 부위를 때린 것이다. 당시 장면은 현재까지도 온라인에서 전해지며 축구팬들에게 ‘전설적인 사건’으로 남아있다. 앞서 지난 2월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도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이 “함부로 도발 하면 이임생 감독이 왠지 싸대기를 때릴 것 같다”며 장난스레 언급한 바 있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이영표 이사는 이임생 감독과의 두터운 친분을 밝히며 그를 감쌌다. 그는 “보통 그런 일이 있으면 당사자와 말도 안한다. 그런데 그날 바로 ‘정말 미안하다’며 전화가 왔다”면서 “우리는 그 날 이후로도 되게 친하게 잘 지낸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는 사건이 계속해서 언급되며 마음이 불편했음을 전했다. “우리는 잘 지내는데 임생이형 기사 볼 때마다…”라며 설명을 이어간 그는 “진짜 임생이형 그런사람 아니다(웃음). 그 형 정말 착한형이고 오해가 있었던 것 뿐이다. 그 날 이후로 우리는 정말 친하게 지낸다는 말을 여러분들이 좀 여기저기에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뜻밖의 추억 소환에 팬들은 웃음을 지었다. “이 이야기를 널리 알려달라”는 이 이사의 당부에 우렁찬 대답으로 화답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