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사법적폐 청산 집회에서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등 참가자들이 촛불을 든채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일요신문] 9월 28일 저녁 ‘조국 수호’를 외치는 촛불이 반포대로 8차선 도로를 가득 메웠다. 길 건너편에선 보수 단체가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소규모 촛불집회를 펼치며 맞불을 놓았다.
오후 6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조국 장관을 지지하며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범국민시민연대)가 ‘제7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범국민시민연대는 “적폐를 청산하고, 검찰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조국 수호’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고위공직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촉구했다.
주최 측은 “검찰과 언론이 조 장관과 그의 부인 정경심 교수를 피의자로 몰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사실 피해자다. 진짜 공동정범은 지난 70년간 헌법과 국민 위에 군림하면서 직권을 남용하는 검찰, 그리고 그들이 흘린 정보를 받아쓰는 언론”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촛불집회 발언대에 선 백은종 ‘서울의 소리’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배반하고 검찰 쿠데타를 일으키고 있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이어 백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한 촛불이 ‘1차 촛불혁명’이라면, 검찰 적폐를 척결하는 이번 촛불은 ‘2차 촛불혁명’”이라고 했다.
전·현직 국회의원들 역시 이날 집회에 참석해 목소리를 냈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수부 검사와 수사관 수백 명을 동원해 여태껏 수사한 게 겨우 이정도라면, 윤석열 검찰총장은 스스로 정치 검찰임을 자인하고 내려와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을 흔드는 정치검찰을 개혁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은 “조국은 무죄”라면서 “조국을 때려 문재인 대통령을 멍들게 하는 것이 저들의 작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의 턱 밑까지 칼을 겨누며 50일간 국가를 마비시킨 검찰은 쿠데타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 참석자를 150만 명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추산 인원을 밝히지 않았다. 광주와 대구를 비롯해 대전,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해 집회에 참여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주최 측 관계자는 “참가 인원을 10만 명 정도로 예상했는데, 그보다 10배가 넘는 인원이 촛불문화제에 몰려 놀랐다”고 밝혔다.
한편 오후 5시 서울중앙지검 길 건너편인 서초역 인근에선 보수단체 자유연대가 주최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해당 집회 참석자들은 “조국 법무부장관 구속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목소리를 냈다. 자유연대 측은 이날 집회 참석 인원을 1000여 명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서초동 촛불집회 현장에 61개 중대를 투입해 서울중앙지검, 대법원 정문에 대열을 갖춰 범국민시민연대와 자유연대가 각각 개최한 촛불집회 참석자들의 충돌을 막는 데 주력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