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를 맡기로 결정하며, 바른미래당의 탈당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엇갈리는 손학규 대표와 유승민 전 대표. 사진= 박은숙 기자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9월 30일 오전 당 의원비상회의에서 “기득권에 집착하며 책임지지 않는 당대표 때문에 옥신각신하며 시간을 끄는 것도 국민의 짜증만 돋우는 일”이라며 “당권 유지를 위해 통합과 개혁을 방해하는 당 지도부를 제외한 다른 구성원만이라도 당을 살리기 위한 ‘비상행동’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유승민 전 대표가 비상행동의 대표를 맡아서 이끌어주고 앞으로 회의도 직접 주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비상행동에는 비당권파 의원 15명이 참여한다. 유승민 전 대표를 비롯해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정병국‧오신환‧하태경‧이혜훈‧유의동‧정운천‧지상욱 의원과,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권은희‧김중로‧김삼화‧신용현‧이태규‧이동섭‧김수민 의원, 7명이 오르내린다.
비상행동 의원들이 의원비상회의를 진행하던 같은 시각,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를 주재했다. 이 회의가 끝난 직후 손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실패를 이야기할 때는 실패를 논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논해야 한다. 과연 제가 당 대표가 된 이래로 (당에) 제대로 협조는 했는지. 제대로 협조하고난 뒤에 실패했다고 말해야 한다. 그런데 (그들은) 의원총회도 반대할 때만 나와서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비상행동의 대표를 맡은 유 전 대표의 행동을 ‘해당행위’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당 윤리위원회 회부 가능성도 점쳐진다. 손 대표는 “당의 분열을 이렇게 획책하고 조장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정치지도자로서 할 일이 아니다. 당헌‧당규에 없는 어떠한 행동도 정당치 못하다. 앞으로 해당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탈당은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끝난 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감을 마무리한 뒤 총선 준비에 들어가면서 정계개편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24석이던 바른미래당에서 15명이 탈당하면, 9명의 의원만 남아 ‘20석’ 기준인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한다. 그러나 15명 가운데 일부는 비례대표 신분으로 바른미래당 탈당이 어려운 만큼 움직임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