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원내대표와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인사들이 9월 28일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 촉구’ 집회 참가자들을 비난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 집회 참가자들. 사진= 고성준 기자.
나경원 원내대표는 3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와 여권을 겨냥해 “물타기와 감성팔이에 이어 홍위병 정치로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분노에 가득 차 검찰 증오를 드러내며 극렬지지층 총동원령을 내렸다. 가장 타락한 민주주의 정치, 군중 정치로 가고 있다. 모택동과 나치의 수법에 기대보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나 원내대표는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때만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세력이 있다. 엄청난 예산과 조직력, 노하우를 바탕으로 순식간에 대규모 집회를 연출해낸다. 광우병 집회 선동을 주도하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내내 반정부 폭력시위로 도심을 마비시켰던 이들이 그들”이라며 “문재인 정권 역시 이 세력에 편승해 왔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이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적폐청산의 적임자로 내세운 윤석열 총장의 검찰이 이 정권의 적폐를 들추려 하자 마치 소금을 맞은 미꾸라지마냥 발악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 서초구 서리풀축제에 끼어들어 자기들 참여 군중인 양 거짓 선전을 하고 있다”며 “좌파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검찰청 하나 더 만드는 것에 불과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검찰개혁이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이어 “대통령이 나서고 좌파들이 거리에 무리지어 나서서 자기편 중범죄자 혐의자를 두둔하는 양태는 아무리 양보해도 조폭적 의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평가 절하했다.
민경욱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교황 방한 17만 명’ 등 대규모 인원이 모였던 행사의 사진들을 올렸다. 그러면서 서초동 촛불집회 사진 옆에는 “좌좀들 150만 명”이라고 썼다. ‘좌좀’이란 일부 보수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좌익좀비’라는 뜻이다. 민 의원은 “종북좌파의 관제데모는 지난 촛불혁명의 민낯”이라며 “남의 행사(서리풀 행사) 인원도 자기 행사에 온 사람들이란다. 위선과 허위, 뻥튀기 병이 도졌다”고 비난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렴, 대한민국에 정신 나간 이들이 그리 많을 수 있겠는가. 오죽하면 서초구청에서 이렇게 호소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이는 서초구청의 ‘일부 사진과 보도 내용이 촛불집회 참가자와 서리풀페스티벌 축제 참가자가 구분되지 않고 보도되고 있다’는 공지 내용에 대한 것이다.
사진은 21일 광화문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집회’에서 발언 중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 박은숙 기자.
전 대변인은 지난 29일에도 “어제 서초동 조국수호를 외치던 자칭 100만, 200만은 검찰이 지난 정권을 적폐로 몰아 마구잡이로 수사하면서 피의사실 공표 등을 했을 때 어디서 무얼 했냐”며 “이러니 정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참 이상한 요지경 세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멀쩡한 상식과 이성을 가진 국민들이라면 어제 서초동 ‘조국수호’ 몰이의 아수라장을 우리 사회의 묵과할 수 없는 위기신호로 감지하셨으리라 믿는다. 국민은 한 번 속지 두 번 속지 않는다. 일어서자! 지키자, 살리자 대한민국”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지난 28일 페이스북에서 “문재인의 진격 명령이 떨어지자 촛불 홍위병 수십만이 검찰청으로 몰려들어 ‘적폐청산 검찰개혁’을 외쳐댄다. 홍위병‧나치의 난동이 자신들이 임명한 윤 총장을 향해 거침없이 작렬한다”고 비꼬았다.
이에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논평을 내고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과 민경욱 전 대변인이 국민을 대상으로 막말을 쏟아냈다. 명색이 제1야당 의원들이 절박한 심정으로 행동에 나선 국민을 비아냥거리며 모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