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여주시, 들러리는 안돼 주민여론 상충
향후 주민설명회‧시의회 의견청취 ‘분수령’ 될듯
[여주=일요신문] 이백상 기자 = CJ그룹 계열사인 대한통운이 1천800억원을 투자키로 한 ‘여주 CJ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인허가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힌 것으로 1일 확인됐다. CJ가 제출한 조성계획에 ‘휴양‧문화시설 등 공공성이 취약하다’는 관계부처의 보완요청을 받고나서다.(본보 9월23일자 온라인 기사) CJ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단지 맞은편에 위치한 여주농촌테마공원을 포함시키는 안을 냈다. 테마공원은 현재 건립 중인 농촌문화센터를 포함해 약 200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된 여주시 공공시설이다.
농촌문화체험 등 공공성을 갖추고 있으니 관광단지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지적된 공공성 취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복안으로 떠올랐다. CJ측은 이 계획안을 만들어 경기도와 문화체육관광부와 수개월째 사전협의를 진행해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특혜논란이 불거졌다. 여주지역 시민단체 등은 “만약 테마공원이 포함되는 것으로 관광단지 승인이 나면 CJ측은 엄청난 사업비용 절감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자체가 특혜일 수 있기 때문에 공공시설 포함은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공공시설이 대기업의 관광단지 승인 조건을 맞추기 위한 ‘들러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지만 여주시는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특혜는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무리 계획안에 불과한 내용이라 할지라도 공공시설이 포함된 서류가 정부부처에 드나들고 있는 것과 이에 앞서 CJ측 고위 관계자가 이항진 시장을 만나 이와 관련 협의를 한 뒤 일이 진행됐다는 점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테마공원 관리부서인 시 농업정책과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한 관계자는 “얼마전 CJ 관계자들이 찾아와 테마공원 관련 서류를 요구하며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을 설명하길래 테마공원 활성화 방안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부터 세워오면 그때 가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주무부서 조차 지난 1월초부터 진행돼온 상황을 최근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얘기다.
시 관광체육과 한 관계자는 “현재는 CJ가 테마공원을 포함한 계획안을 토대로 사전협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 불과하다”며 “이 계획안이 경기도나 문체부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면 추후 법적인 행정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조만간 CJ대한통운은 테마공원을 포함한 ‘관광단지 변경 신청서류’를 시에 접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또 이를 전후해 주민공청회나 시의회 의견청취 등 행정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CJ대한통운 측과 농촌테마공원 고유의 목적을 훼손하지 아니하는 활성화 방안을 협의 중으로, 시의 공공영역의 프로그램운영과 CJ대한통운 측의 민간영역 콘텐츠를 융합하는 실질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논의 결과 활성화 방안이 시의 입장과 다르거나 고유목적, 활성화 방안 미흡 시 불허할 예정으로 관광단지 승인을 위한 들러리라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결국 1천800억원 투자규모의 여주 CJ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여주시 공유재산인 여주농촌테마공원을 포함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중대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 “혈세로 조성된 공공시설이 대기업의 관광단지 승인을 받기 위한 도구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는 부정적인 여론도 만만치 않아 테마공원 CJ관광단지 포함 여부에 대한 여주시 등의 결정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ilyo0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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