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월 1~7동과 신정 3~5동 등으로 구성된 양천 을은 목동과 목동아파트단지로 대표되는 양천 갑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보다 단독주택, 다세대주택 등이 많고 양천 갑과 비교해 서민층과 자영업자가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주택의 노후화로 인한 재개발, 재건축 요구가 높고 지하철이 다니지 않는 곳이 많아 교통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 또한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주민 불편이 수십 년째 지속되고 있다.
김용태 의원은 이곳에서 18대부터 20대까지 내리 3선을 지냈다. 18대에는 통합민주당 김낙순 후보를 상대로, 19대, 20대에는 민주당 이용선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지난해 한국당 조강특위 위원장을 맡으며 스스로 양천 을 당협위원장직을 내려놨다.
김 의원은 조강특위에서 ‘내가 직을 유지하면서 동료에게 칼을 대는 건 염치없는 짓’이라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는 “앞으로 나라와 국민에 보탬이 되는 정치로 보답하겠다”는 말로 지역을 떠났다. 총선이 다가오고 있지만 양천 을에는 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의원실은 “양천 을에는 나가지 않는 게 도리다. 양천 을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 출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손영택 양천 을 당협위원장.
손 위원장은 “배낭 하나를 메고 지역을 돌아다니느라 운동화 세 켤레가 떨어졌다”며 “주민들 목소리 하나하나에 귀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김용태 의원에게 지역구를 물려받았다는 표현을 썼지만 손 위원장은 김용태 의원이 ‘민원의 날’을 처음 시작했을 당시인 2010년, 초대 법률자문위원으로 양천 을과 인연을 맺었다. 영국에서 돌아온 2015년 이후에도 양천구 인사위원회 위원을 맡으며 꾸준히 지역과 관계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손영택 위원장은 “양천 을의 최대 현안은 항공기 소음 문제다. 서울시의 국제선 항공기 증편 시도에 주민들이 민감할 수밖에 없다. 나도 신정 3동에 살고 있지만 TV 드라마 대사가 들리지 않을 정도다. 선풍기, 전기료를 지원해주는 건 창문을 닫고 살라는 얘기가 아닌가, 근본적으로 항공기 소음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손 위원장은 “소상공인이 많은 양천 을은 소득주도성장의 직격탄을 맞은 곳이다. 매일같이 지역을 돌아다니며 주민들을 만나지만 삶이 나아졌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며 “주민들이 내년 선거를 통해 심판하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손 위원장은 변호사 경력을 살려 법률상담 등을 해주며 주민들과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손영택 위원장은 대전고, 성균관대 법대를 나와 4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LLM) 학위를 취득했으며 정원법률사무소 공동대표 변호사, 공간정보산업협회 연구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자유한국당 법률자문위원회 위원, 한미재계회의 위원, 스타트업키친포럼 대표와 양천 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양천 을 지역위원장
2012년 19대 총선과 2016년 20대 총선에 민주당 양천 을 후보로 출마했지만 두 차례 모두 김용태 후보에게 분패했다.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 김현배 후보가 1만 9000여 표를 득표하며 표가 갈렸던 것을 패배의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으로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과 정신을 시민사회, 종교계와 소통하는 가교 역할을 맡았다. 이 위원장 본인도 “쌍용차와 파인텍 같은 오랜 노동문제와 제주강정해군기지 같은 안보의제에 이르기까지 문제 해결과정에서 여러 역할을 해왔다”고 퇴임사를 전하기도 했다.
90년대부터 20년 이상 양천 을에 거주하며 지역 현안에 밝다는 장점이 있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국정운영에 탄력이 붙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창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