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용역조사 후 수개월째 ‘깜깜 무소식’
‘법적근거’ 없고 전국 어디에도 지원 사례없어
원장들 “적자 감수하고 버텨왔다 약속 지켜라”
“약속을 지키십시오” 여주지역 어린이집 원장들이 자진 폐원하면 폐원지원금을 주겠다고 약속한 이항진 시장에게 정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여주=일요신문] 이백상 기자 = “자발적으로 폐원하면 지원금을 준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적자를 감내하면서까지 버텨왔습니다. 그런데 1년이 다 되도록 일언반구 얘기조차 없습니다.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번번이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이건 생계가 달린 문제입니다. 이래도 되는 겁니까.”
여주지역 일부 어린이집 원장들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항진 여주시장이 지난해 9월 한 간담회 자리에서 ‘자진 폐원하는 어린이집에 대해 폐원지원금을 주겠다’고 약속해 놓고 2일 현재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들은 “폐원지원금이 얼마나 나올지는 모르지만 지원해 준다는 (시장의) 말을 믿고 지금껏 적자 운영을 감내해왔지만 시에선 아무런 얘기가 없다”며 “차라리 그런 말씀을 안했으면 일찌감치 포기하고 (어린이집 운영을) 접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출산율 저조에 따른 아동 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주지역 어린이집 업계가 ‘폐원지원금’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이항진 시장이 자진 폐원한 어린이집에 법적 지원 근거도 없는 폐원지원금을 지원한다고 해놓고 이행을 하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여주시는 지난해 11월 전문기관에 의뢰해 어린이집 폐원지원금을 염두에 둔 실태조사를 벌였다. 이후 지난 4월 용역에 대한 중간평가 보고회를 가진데 이어 5월 용역이 마무리 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는 용역결과를 어린이집에 알리지 않았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이항진 시장이)어려움에 처한 민간 어린이집의 지원방안을 설명하던 중 폐원지원금에 대해 언급한바 있다”며 “용역 결과는 나왔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못해 연합회 측에 검토 중이니 기다려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특히 논란이 된 폐원지원금에 대해선 “전국 어디에도 폐원지원금을 지원하는 곳이 없고, 법적 근거도 없는데다 대상 기준도 모호해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연합회 측과 만나서 의견을 수렴하고 의회에도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하겠다”는 계획이다.
해당 원장들은 “시장님이 ‘법적 근거는 없지만 폐원지원금을 만들어서 주겠다’고 해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면 문을 닫겠다는 어린이집이 설문조사 결과 30명 중 17명이나 됐다”며 “서둘러 용역 결과를 밝히고 시장은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정부의 국공립어린이집 확대 기조로 위기상황에 처한 민간 어린이집 활성화 방안을 위해 법적 근거도 없는 자발적 폐원어린이집에 대한 ‘지원금 카드’를 꺼내든 이항진 시장이 논란의 중심에 선 폐원지원금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보육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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