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9월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조국 장관이 차기 총선에 출격할 경우 여야 모두 부산·울산·경남(PK)에 총력전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 조 장관이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 경우 여권에선 차기 대선 주자급과 신진 영입 인사들을 PK에 총집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출신인 조 장관의 대망론에 불을 지핀 인사도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당내 PK 인사였다.
야권에서는 철저히 ‘경쟁력 위주’ 공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한국당은 20대 총선 당시 PK 40석 가운데 29석(부산 14석·울산 3석·경남 12석)을 차지했다. 텃밭 치고는 아쉬운 스코어였다. 현역 의원 중 경쟁력이 낮은 인사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야권 한 관계자는 “중진급 인사도 개혁 공천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PK뿐만이 아니다. 극단적 진영논리는 자기 진영만을 위한 파당정치로 귀결한다. 이 경우 민주당은 친문(친문재인)계가 당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혁 공천 그림을 위해 중진 물갈이는 이해찬 민주당 공언대로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 이력서를 든 참모진 등을 살리고 개혁 공천은 꾀하는 일거양득 전락이다.
‘박근혜 탄핵’ 이후 구심점이 없는 한국당은 현재 개혁 공천 작업을 단행할 여력이 없다. 다만 황교안 대표가 삭발 투쟁을 감행하면서 당내 장악력을 끌어올린 만큼, 조국 정국이 잦아드는 시점에 물갈이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 대표 삭발 투쟁도 ‘차기 공천권을 틀어쥐고 가겠다’는 일종의 시그널로 읽힌다.
조국 대전 장기화로 무당층이 급증한다면 ‘안철수·유승민’ 등 제3지대 세력이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거대 양당(민주·한국당)도 시선 돌리기 일환으로 전례 없는 개혁 공천을 단행할 수도 있다. 20대 총선 당시 양당의 현역 물갈이 비율은 30%대였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