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논현동 소재 빅뱅 대성 소유의 건물. 사진=박은숙 기자
대성 소유 건물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소재해 있으며 9층짜리다. 9층 건물 가운데 6개 층에서 모두 5개의 유흥업소가 영업을 해왔는데 여기서 도우미를 고용한 불법 운영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마약이 유통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에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7월부터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했다. 아예 ‘대성 건물 수사전담팀’을 구성했을 정도다. 45명을 입건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불법 운영 유흥업소 위주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대성 측은 “해당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해당 업소들의 불법 영업 등은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과연 수사가 건물주인 대성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연예계에서 대성 건물이 화제가 되고 있는 더 큰 이유는 비슷한 처지의 스타들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스타급 연예인들 사이에선 건물 재테크가 유행처럼 번졌다. 한때는 스타들의 건물 매입 자체가 화제가 되곤 했는데 이제는 너무 많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문제는 대성의 사례처럼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에 유흥업소가 입주해서 영업을 하고 있는 경우다. 세입자의 불법 영업이 건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비슷한 처지의 스타들이 눈여겨보고 있는 것이다. 한 중견 연예기획사 대표의 말이다.
“대성 건물의 유흥업소들의 불법 여부를 정확하게 알지는 못한다. 그런데 강남 일대 유흥업소들 가운데에는 몰래 2차를 내보내는 등 불법 운영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연예인 소유 건물에도 그런 유흥업소들이 있을 수 있다. 사실 건물주인 스타들은 그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모른다. 그런데 대성 건물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되면서 자신도 비슷한 의혹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연예인들이 있다. 대성 건물의 경우 9개 층 가운데 6개 층이 유흥업소일 만큼 일반적이지는 않다. 건물 지하층에 유흥업소가 하나 정도 운영되는 형태의 다른 연예인 건물과는 차이가 크다. 그렇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는 게 연예인들의 처지다.”
유흥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연예인 소유 건물이 괜한 타깃이 될 수도 있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 경찰이 연예인 소유 건물에서의 유흥업소 불법 운영을 수사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상황에서 다른 연예인 소유 건물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강남의 한 유흥업소 관계자의 말이다.
“9층 건물 가운데 6개 층에서 5개나 되는 유흥업소가 운영되는 등 대성 건물이 그리 평범한 형태의 빌딩은 아닌 게 분명하다. 강남에는 아예 건물 전체가 유흥업소인 경우도 있지만 매우 특이한 경우이고 대부분 건물 하나에 그런 업소는 하나 정도다. 다른 연예인 소유 건물들도 대부분 대성 건물과는 달리 하나 정도 그런 업소가 있는 경우들이다. 그렇지만 어느 업소가 어느 정도 영업을 하는지를 가장 잘 아는 게 경찰이다. 일종의 공존관계가 이어져 온 셈인데 버닝썬 사태 이후 경찰들이 조심하기 시작하면서 이 바닥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여기에 대성 건물 사태까지 터졌다. 다른 연예인 건물도 문제를 삼으려 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가게를 옮길까 고민하는 업소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단골고객 문제도 있고 해서 그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강남 거리의 유흥업소들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박은숙 기자
핵심은 연예인 연루 여부다. 건물을 구입해서 임대를 주고 임대료를 받는 건물주 입장에서 세입자들의 불법 행위를 다 아는 것은 쉽지 않다. 또한 이미 지하에 유흥업소가 있는 상황에서 건물을 매입한 경우도 많다. 연예인이 건물주가 됐다고 이미 영업하고 있는 유흥업소를 무조건 나가라고 할 수도 없다. 법적으로도 불가능해 자칫 ‘갑질’로 비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건물주인 연예인을 무조건 비난할 수만은 없다는 게 연예계와 유흥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런데 건물주인 연예인이 자신 소유 건물의 유흥업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유흥업소에 단골로 드나드는 경우는 물론이고 심지어 유흥업소의 지분을 갖고 사업에 일정 부분 개입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아예 건물을 매입한 뒤 측근들에게 유흥업소를 차리게 만든 경우도 있다고 한다. 측근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한편, 자신도 지인들을 손님으로 불러들여 임대료 외에 유흥업소 수익도 일부 가져가는 형태다.
대성의 경우 역시 단순한 건물주에 불과한지, 해당 유흥업소들과 얽혀 있는 부분이 있는지를 경찰이 들여다보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사례를 언급한 유흥업계 관계자는 대성의 사례가 독특한 케이스일 뿐 다른 연예인들까지 사안이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절대 티가 나지 않도록 2중 3중 안전장치를 해놓고 그런 일에 개입을 하는 편이라 뒤에 숨어 있는 연예인까지 문제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유흥업소는 불법 영업이 드러나더라도 바지사장 선에서 책임을 지지 실소유주에게는 절대 문제가 되지 않도록 확실한 안전망과 시스템을 구축하고 장사를 하기 때문이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