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를 주축으로한 유승민계가 연일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해 귀국을 촉구하지만, 안 전 대표는 시기를 저울질 중이다. 사진은 지난해 2월 안철수‧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 사진=박은숙 기자.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10월 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후배로서 조언하는데, (안 전 대표가) 내년 총선을 건너뛰게 되면, 해외에서 (정치적으로) 객사할 것”이라며 “정계 은퇴는 아니고 정치 복귀를 해야 할 텐데,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다 사라지고 뭘 한다는 이야기냐”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안 전 의원의 귀국 여부도 중요하지만, 우리 ‘변혁(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과 함께 한다는 의사를 표시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며 “(우리의 기다림은) 11월을 못 넘길 것”이라고 복귀를 촉구했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 역시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을 통해 “안 전 대표에 대해 ‘문제가 정리된 후 꽃가마를 보내드리면 올 분’이라는 얘기를 많이들 했다”며 “과거 안 전 대표가 정치를 시작했을 때 (그의) 멘토로 언론을 장식했던 분들은 한결같이 ‘안 대표는 어느 한 쪽 진영에 섰을 때 다른 진영으로부터 비난받는 상황에서는 절대 한국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안 대표 스타일은 문제가 있을 때 거기에 끼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들 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안 전 대표 측근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도식 전 당대표 비서실장은 입장문을 내고 “이 의원의 돌출발언은 지나치다. 정치 일정상 마음이 급하거나 안 전 대표의 복귀를 바라는 마음은 이해 못할 바 아니지만, 정치 입문 후 ‘꽃가마’를 한 번도 타보지 못한 안 전 대표에게 꽃가마 낙인을 찍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런 예의에 벗어나는 발언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정치권에선 안 전 대표가 시간을 끌며 복귀 시점을 밝히지 않는 것을 두고 일종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밀당’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바른미래당 한 관계자는 “안 전 대표의 성격상 어수선한 상황에서 돌아오진 않을 것”이라며 “당이 다 정리되고 깔끔하게 마무리됐을 때 편하게 돌아오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