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광주 고속도로 광주방향 함평휴게소 전경
[일요신문=함평] 강효근 기자=전국 고속도로 곳곳에 설치된 휴게소 화장실이 겉은 깨끗하고 위생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숨겨진 부분에서는 물이 썩어 악취가 발생하는 등 병균전염 우려가 발견됐다.
특히 화장실을 이용하고, 위생 관리를 위해 손 씻기가 생활화되면서 기존 종이타월 대신 자원 절약을 위해 사용되는 손 건조기 사용이 일반화됐지만, 손 건조기의 위생관리에 구멍이 생기면서 병균이 전염될 수 있는 치명적인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본지는 지난 8일 목포-광주 고속도로 광주 방향 함평휴게소의 남자 화장실 손 건조기에서 악취가 발생한 것을 확인하고, 고속도로 휴게소 관계자들과 함께 손 건조기를 점검한 결과 눈으로 보기에도 물이 썩어 검게 변해서 악취가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휴게소 화장실에 설치된 건조기와 건조기 하부에 설치된 물통을 빼서 확인한 결과 물통의 물이 썩어서 검게 변해있다
이곳 함평휴게소의 손 건조기는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물 떨어짐을 방지하기 위해 물을 모으는 물통이 하단에 부착된 구조의 핸드드라이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따라서 물이 떨어지지 않아 휴게소 입장에서는 화장실 관리의 편리성은 존재하지만, 위생을 고려한다면 그만큼 손 건조기 관리에 철저해야 하는 구조의 건조기다.
그러나 현실은 위생관리를 제대로 하는지 믿음이 가지 않았다. 본지가 화장실에 비치된 위생관리 점검표를 확인해보니 본지 취재 당일 이미 휴게소 시설과장이 화장실을 점검했고,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있었다. 그 점검표 항목에 손 건조기의 위생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도 손 건조기에서는 악취가 발생했고, 하부에 물을 모으는 통을 열어보니 물이 검게 썩어서 악취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쉽게 뺄 수 있는 물통의 물이 썩어 있을 정도이면 구조가 더 복잡한 건조기 내부 전기히터와 바람을 발생시키는 내부 구조의 위생은 깨끗하지 못하리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휴게소 측에서는 사람들 눈에 잘 보이도록 비치한 위생관리 점검표에서는 휴게소의 위생관리가 철저히 되는 것처럼 속였던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휴게소 위생관리에 심각한 구멍이 뚫려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화장실 위생관리 상태를 보여주는 위생관리표가 실제로는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음을 반증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함평휴게소 시설과장은 “내가 오늘 오전에도 점검한 것은 사실이지만, 건조기 내부까지는 보지 못했다”고 시인했고, 화장실을 청소하는 관리원은 “출근한 지가 일주일밖에 안 돼 잘 몰라서 점검을 못 했다”며 최소한 일주일 이상 물이 버려지지 않아 물이 썩었던 것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이번 함평휴게소 손 건조기에서 발생된 문제가 이 곳 휴게소만의 문제가 아닐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 대한 각 지방자치단체의 보건당국의 철저한 위생 점검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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