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영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혁신위원장은 “거리에 나가보면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사진=박은숙 기자
―청년들이 왜 조국 장관 건에 분노하고 있을까.
“나도 대학 시절이 있었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중에 한 명이다. 어렵게 아르바이트로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청년들이 ‘나는 경력이나 표창장 만들어줄 사람이 없었는가’ ‘나는 장학금 만들어줄 사람이 없었는가’ 좌절하고 분노가 들 수밖에 없다. 동양대 총학생회장을 얼마 전에 만났다. 조국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가 근무했다는 것만으로 관심이 쏟아지고 ‘그 학교 어떻더라’는 말이 나오면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다. 다 떠나서 대한민국 헌정 사상 장관 한 명 때문에 이렇게 나라가 사분오열된 적이 있나.”
김찬영 경북도당 혁신위원장. 사진=박은숙 기자
―검찰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조국 장관이 그렇게 개혁하고자 한다는 검찰 개혁이 뭔지 분명하지도 않다. 문제는 사회가 부도덕하고 불공정하다고 생각해 국민 분노가 임계점을 넘은 거다. 조 장관은 ‘법적으로 내 잘못이 밝혀진 게 있느냐’는 대응을 계속하고 있다. 그렇다면 본인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주장한 것처럼 검찰에 출두해 자신이 잘못한 게 없다고 떳떳하게 조사 받고 명백히 밝히면 되는 거다. 이렇게 조 장관이 뻔뻔한 모습을 보이는 데는 신뢰를 얻지 못하는 한국당 책임도 있다고 본다.”
―민주당 지지 이탈층이 한국당으로 옮겨오지 않는 것 같다.
“메시지가 아니라 메신저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메시지를 내보낸다 해도 이미 팽배해 있는 기존 메신저들 불만을 상쇄시킬 수 없다. 메신저를 젊고 깨끗하고 유능한 인물로 바꿔야 한다. 그런 인적쇄신만이 진정으로 한국당이 반성하고 있고 다시 태어나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고 그래야만 총선 승리로 이어질 수 있다.”
―문재인 정부 경제 성적을 놓고 여야 의견이 엇갈린다.
“다른 나라에 살고 있나. 지금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은 신음 소리를 넘어서 비명 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 사람들에게 통계만 보지 말고 도심 지역 거리 나가보라고 말하고 싶다. 비어 있는 상가들이 많다. 국가 예산으로 강의실 불끄기 알바, 도시 재생 등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하다. 민주당은 통계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통계청장까지 갈지 않았던가.”
―여당에선 보수 정권 때 쌓인 적폐 때문이라고 반박하는 이들도 있다.
“지금 문재인 정부다. 문재인 정부 3년차다. 언제까지 지난 정부 탓만 하고 있을 것인가. 문재인 정부 책임은 자신들이 져야 한다.”
―내년에 출마하면 30대에 구미에서만 3번째 도전이다.
“고향이 구미다. 초중고교 모두 구미에서 나왔다. 30세 때 처음 출마했고, 9명으로 시작한 경선에서 3부자가 국회의원인 김태환 전 의원과 일대일 최종 경선까지 가면서 화제가 됐다. 다만 2016년 총선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전략공천으로 인해 경선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당시 구미 정치인들 갈등이 극에 달했다. 그 여파로 사상 최초로 구미시장이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그래도 구미는 한국당 텃밭 아닌가.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구미는 전국에서 인구가 3번째로 젊은 도시다. 또한 민주당에서 구미시장을 배출했을 뿐만 아니라 구미 지역 도의원과 시의원도 민주당과 팽팽한 상황이다.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지역이다.”
―2016년 가수 김장훈 씨가 지지선언을 해 이슈가 됐다.
“독도 수호 운동을 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김장훈 씨는 ‘지지하는 당이 없다. 다만 이 친구가 정치를 잘 바꿔 주리라 기대한다. 수천 곳의 대학교 총학생회장들과 만나 축제를 진행했지만 의형제를 맺고 친하게 지내는 단 한 사람이다. 내가 책임질 자신 있으니까 자신을 믿고 지지해달라’고 해서 난리가 났다. 인간적인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내년 총선 판도를 어떻게 보나.
“총선에서 누가 몇 석 가져가느냐 계산하기보다는 어떤 당이 신뢰를 회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만난 대학생 한 분은 ‘나는 생각은 보수인데 보수라고 말을 못한다. 한국당 의원들을 보라’고 얘기했다. 또 다른 대학생은 ‘요즘 술 게임 최고 벌칙은 한국당 입당 원서 내기다’라고 한다. 철저한 평가를 통해 인적쇄신 등 뼈를 깎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이런 분위기를 반전하기는 어렵다. 젊고 깨끗하고 유능한 인물로 과감하게 인적쇄신하지 않으면 총선 승리도 어렵다고 본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