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희라는 이름이 처음 이슈메이커로 등장한 것은 2017년 6월이다. 그룹 빅뱅의 멤버 탑(본명 최승현)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면서 화제가 됐고 함께 흡연한 한서희에게도 관심이 집중된 것. 당시만 해도 한서희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방송된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 시즌3’에 출연했던 가수 지망생 정도로 알려졌다.
대중의 관심사는 한서희가 탑과 연인관계였는지, 그리고 왜 함께 대마초를 흡연했는데 탑은 불구속 기소되고 한서희는 구속 기소됐는지 등이었다. 한서희가 대마초를 권유했기 때문에 구속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판 과정에서 취재진을 만난 한서희는 자신이 아닌 탑이 대마초를 권유했다고 주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왜 그만 구속됐는지에 대한 해답은 훗날 비아이 논란을 통해 밝혀진다.
사진=한서희 인스타그램
이후 한서희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페미니스트로 화제의 중심에 선다. 남혐여혐 갈등이 심화되는 분위기에서 페미니스트를 자처하고 나선 까닭에서다. 2017년 11월 초에는 ‘트랜스젠더를 여성으로 판단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를 두고 트랜스젠더 연예인 하리수와 논쟁을 벌여 화제를 양산하더니 11월 말에는 유아인과 SNS를 통해 공방을 주고받았다. 소위 말하는 ‘애호박 게이트’ 사건으로 이를 통해 한서희는 확실한 인플루언서로 거듭난다.
이수역 폭행사건 등 남혐여혐 갈등이 심화될 때마다 SNS에 글을 올려 논란의 중심에 서던 한서희가 다시 연예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한서희는 10월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제발 덩칫값 좀 해, 나잇값도 좀 하고. 예술가인 척도 그만 좀 해. 너는 아저씨야”라며 탑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더욱 눈길을 끈 부분은 “내가 너희 회사 일 몇 개나 숨겨줬는지. 그때 그냥 터트릴 걸 그랬다”는 표현으로 이를 두고 각종 추측이 난무했지만 탑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잊혀가던 ‘그냥 터트릴 걸 그랬다’는 그 일이 올해 비로소 터져버렸기 때문이다.
지난 6월 한서희는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를 저격하고 나섰다. 2016년 4월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에게 마약 LSD를 주고 함께 대마초를 흡연한 사건에 대해 밝히고 나선 것. 이 사건으로 한서희는 처벌을 받았지만 비아이는 처벌을 피했다. 수사 초기 한서희는 비아이에게 LSD를 전달했다고 진술했지만 다시 그 진술을 번복했기 때문이다. 결국 한서희만 처벌을 받았다. 2017년 6월에 대마초 사건 당시 탑은 불구속 기소됐는데 유독 한서희만 구속 기소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한서희에게는 LSD 사건이 더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한서희는 자신이 진술을 번복한 까닭이 양현석 때문이라고 폭로했다. 한서희는 양현석이 “네 꿈이 가수라며? 너는 연예계에 있을 애인데, 내가 너 망하게 하는 거 진짜 쉽다”는 협박과 “변호사를 붙여주겠다”는 회유를 동시에 했고 결국 비아이의 마약 혐의 진술을 번복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서희의 폭로로 인해 비아이 마약 투약 관련 사건은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다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당시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는 “한서희를 만난 것은 맞지만 변호사를 붙인다거나 협박 등의 행위는 일절 없었다”고 반박했지만 결국 이 일을 계기로 “YG엔터테인먼트의 모든 직책과 업무를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렇게 ‘YG엔터테인먼트 전 대표 프로듀서’가 된 양현석은 최근 두 번째 소환조사를 받는 등 경찰 수사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한서희와 정다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렇게 한서희를 둘러싼 논란도 일단락되는 분위기였다. 그렇지만 최근 또 다시 한서희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번에는 동성애 논란이다. 그렇다고 과감하게 커밍아웃을 한 것은 아니다. 이번 논란은 ‘얼짱시대’에 출연했던 정다은이 9월 25일 자신의 SNS에 한 여성의 손을 잡고 있는 사진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해시태그로 한서희를 적어 열애를 암시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열애설이 불거지자 한서희는 “현재 5개월째 사귀는 남자친구가 있다. 전혀 그런 사이가 아니므로 그만 엮어달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런데 10월 7일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한서희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사귄 지 오래됐다”고 밝혔고 정다은은 “사귀면 윙크하라고 해서 윙크했고, 사귀면 눈 두 번 깜빡이래서 눈 두 번 깜빡였다”며 열애설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다시 하루 뒤인 8일에는 SNS를 통해 “아무튼 인정한 게 됐는데 거기다 대고 아니라고 다시 해명하기도 뭐하고 그래서 그냥 쇼윈도 커플 하렵니다”라고 밝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한서희는 “우리는 예쁜 사랑이 아닌 예쁜 우정이다. 루머 좀 그만 만들기 바란다”며 열애설을 부인했다. 이렇게 며칠 동안 열애설을 부인하고 다시 인정하고 또 부인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이런 행보에 대해 비난 여론이 높다. 비아이 사건의 공익제보자였던 그가 이번 논란으로 ‘역대급 관종(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 불리고 있다. 또한 이번 논란이 동성애를 두고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네티즌들도 많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