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건물. 사진=박정훈 기자
증권가에서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 서민정 씨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민정 씨는 아모레퍼시픽의 지분은 없지만 아모레G 지분은 2.93% 갖고 있다. 민정 씨는 2006년 아모레퍼시픽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아모레G의 전환 우선주를 받은 바 있다. 2016년 12월 전환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지분 2.93%를 가지게 된 것이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는 표면적으로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주가 부양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엔 승계가 목적인 신형 우선주의 발행”이라며 “서경배 회장이 가진 신주인수권을 서민정씨에게 전량 양도한다면 민정씨는 향후 3.4%의 아모레G 지분을 추가적으로 보유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승계 목적이 아니라고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아모레G 유상증자가 승계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며 “유상증자의 우리사주 우선배정 비율은 20%로 구주주 1주당 배정 비율은 0.0686641에 불과해 민정 씨가 최대 물량을 확보해도 약 17만 주에 그치며 발행 후 10년이 되는 날 보통주로 전환돼도 지분율 변동은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 연구원은 “다만 우선배당률이 2019년, 2020년, 2021년 이후 각각 1.4%, 1.3%, 1.1%이며 참가적 우선주로 추가 배당 수취가 가능하다”며 “향후 지분 승계의 재원 마련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