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키움이 또 다시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이들은 2018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사진은 지난해 승부를 가른 끝내기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도는 한동민. 사진=연합뉴스
올 시즌 SK와 키움의 정규시즌 성적은 막상막하였다. 정규시즌 16차례 맞붙었던 두 팀은 8승8패를 기록했고, 2위 SK는 88승1무55패를, 3위 키움은 86승1무57패의 성적으로 승차도 2경기에 불과했다.
키움과 LG의 준플레이오프 종료 직후 SK 염경엽 감독은 구단을 통해 출사표를 던졌다. 염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잘 준비하고 있다. 키움은 탄탄한 조직력과 투타 짜임새를 갖춘 좋은 팀”이라고 평가했다. SK와의 재격돌을 앞둔 장정석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에게 설욕할 기회를 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렇다면 다른 팀 감독들은 플레이오프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LG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맞붙었던 NC 다이노스 이동욱 감독과 시즌 마지막까지 NC와 5위 다툼을 벌인 KT 이강철 감독을 통해 플레이오프 밑그림을 그려봤다.
먼저 이동욱 감독은 “좋은 팀들의 맞대결로 인해 경기가 3차전에서 끝나지 않고 5차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단기전은 다양한 변수에 의해 승부가 결정된다. 갑자기 ‘깜짝 스타’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예측하기가 어렵다. 관건은 SK의 경기 감각이 얼마나 짧은 시간에 살아날 수 있는지다. SK의 타선이 얼마나 빨리 터지느냐,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활약한 투수들이 얼마나 빨리 체력을 회복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SK는 마운드가 강하고, 키움은 타선에서 강세를 보인다.”
이동욱 감독은 SK는 마운드가, 키움은 타선이 강세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키움 박병호(사진)는 준플레이오프에서 LG를 상대로 물오른 타격 감각을 자랑했다. 사진=연합뉴스
이 감독은 두 팀 중 어느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것으로 보이느냐는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팀 감독이 그런 전망을 내놓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한 그는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누가 이기는지 관심있게 지켜보겠다고만 밝혔다.
이강철 감독은 “투수들이 타자들의 시간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투수들은 쉬면 쉴수록 체력면에서 힘을 낼 수 있다. 이건 선수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한 설명이다. 그런 점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를 재정비할 수 있었던 SK가 유리할 수 있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없는 투수들이 타자들의 타격 회복 시간을 배려해줘야 한다. 즉 SK 타자들의 타격감은 키움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걸 회복할 수 있도록 SK 마운드가 힘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이 감독은 선발만 놓고 봤을 때 김광현-앙헬 산체스-헨리 소사의 선발진을 자랑하는 SK가 키움보다 앞선 전력이라고 봤다. 단, 타선은 키움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는 것. 특히 키움의 타선은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연거푸 끝내기 승리를 거뒀고, 박병호를 중심으로 한 주축 타자들이 타격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 감독은 그런 점에서 양 팀의 전력을 ‘막상막하’라고 설명했다. 단, 단기전의 속성상 마운드의 강세가 승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SK와 키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은 10월 14일 오후 6시30분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펼쳐진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