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에 당첨된 형이 친동생과 은행 빚 독촉 문제로 다투던 끝에 살해를 저지르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진은 경찰청 전경으로 사건의 특정 내용과는 관련 없음. 사진=최준필 기자.
13일 전주완산경찰서에 따르면 11일 오후 4시께 전주시 태평동 한 전통시장에서 A 씨(58)가 동생(50)의 목과 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시장에 있던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 씨를 붙잡았다. 흉기에 찔린 동생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도중에 과다출혈로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과거 로또 1등에 당첨돼 8억 원을 수령했다. 이후 동생에게 집을 사주며 가족들에게 당첨금 일부를 나눠주기도 했다.
A 씨는 당첨금으로 정읍에 식당을 열었지만, 운영이 좀처럼 쉽진 않았다. 적자에 허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 씨는 동생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동생은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4600만 원을 받아서 A 씨에게 빌려줬다. 그럼에도 식당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20여만 원의 대출이자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놓였다.
이때부터 동생은 은행의 빚 독촉으로 괴로움을 호소했고, 이런 문제로 형제의 다툼이 잦아졌다.
이날 만나서도 이들은 빚 문제로 계속 싸웠고 순간 화를 참지 못한 A 씨는 준비한 흉기로 동생을 수차례 찔렀다.
A 씨는 경찰서에서 “동생에게 서운했다. 홧김에 그랬다”고 범행을 인정했다. 경찰은 살인 혐의로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의 영장질질심사는 13일 오후 전주지법에서 열린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