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10월 15일 오후 경남 진주시 경상대학교 가좌캠퍼스 GNU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2019년도 부산·울산·경남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월 10일 서울대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한표 의원은 안용규 총장에게 논문 표절과 부적절한 해명, 아들의 한체대 편입, 청와대 인사 개입 의혹 등을 날카롭게 파고 들었다.
김한표 의원은 먼저 논문 표절 의혹을 짚고 넘어갔다. 그는 “안용규 총장의 논문은 충남에서 교사로 재직 중인 A 씨가 1993년에 작성한 논문 구조를 쏙 빼닮았고 통째로 같은 문단도 발견됐다. 또 다른 한 석사생의 논문은 각주와 인용 표시조차 없이 설문조사를 그대로 도용됐다. 한 석사생의 학위 논문 설문 조사 결과가 쪼개진 뒤 도용돼 타인의 연구결과로 세상에 나온 꼴이 됐다”며 “이건 단순 표절 시비가 아니다. 안 총장은 이걸 ‘미덕’이라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안용규 총장은 이에 대해 “미덕이라고 표현한 적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한표 의원은 바로 “만약 표현했다면 위증으로 책임을 지겠냐”고 안 총장을 몰아붙였다. 안 총장은 즉시 자신의 의사를 번복하며 “대화 과정이나 이야기할 때 잘못 표현됐다. 사과 드린다”고 했다.
안 총장은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뒤 있었던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07년 교육부 연구규정 지침이 강화되고 표절의 정의가 분명해지기 전까지 학계는 많은 연구자가 뛰어난 학자의 연구 결과를 많이 인용하고 원문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널리 알리는 게 미덕인 시절이었다. 논문을 작성하는 ‘기법’의 일부였다”고 말한 바 있었다. (관련 기사: 제자까지 답습? 안용규 한체대 총장 당선인 논문표절 의혹 앞뒤)
김한표 의원은 안용규 총장 관련 추가 의혹도 연이어 제기했다. 아들의 한체대 편입 문제가 중심이 됐다. 그는 ”안 총장은 2012년도 제6대 총장 선거 때도 당선된 바 있다. 그러나 교육부 승인을 못 받아 임용 제청까지 가지 못했다. 투서를 기초로 한 안 총장의 도덕성이 문제가 됐다“며 ”특히 아들의 편입 문제가 큰 의문으로 남았다. 안 총장 아들은 2005년 조지아공과대학에 입학한 뒤 2010년 한체대 3학년으로 편입했다. 아들이 미국종합대학학부 공대 순위 미국 전체 4위를 기록할 만큼 좋은 대학에서 3학년 때 왜 한체대로 편입했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안용규 총장 아들은 윗몸 일으키기는 2분 동안 140개 이상 만점에 58개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제자리 멀리뛰기 만점이 280㎝인데 240㎝, 왕복달리기는 8.2초 만점에 9.3초로 일반 고등학생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체력이다. 여성 체대 입시생과 비교해도 떨어지는 수준이다. 한체대는 대한민국 유일무이한 체육대학으로 최고의 운동량을 가진 학생이 모인 곳이다. 운동량이 이렇게 형편 없이 떨어져도 영어만 잘하면 한체대에 들어갈 수 있는가“라고 질의했다.
청와대의 한체대 총장 인사 개입 의혹도 제기됐다. 김한표 의원은 ”안용규 총장은 2012년 제6대 총장 선거 때 당선되고도 ‘문고리 3인방 등 청와대 인사와 인연이 없어서 총장이 못 됐다’고 발언한 적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2018년 11월 제7대 총장으로 선출된 이후 청와대 승인을 못 받던 차에 안 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동서인 김한수 배재대 교수와 식사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청와대 승인이 떨어졌다. 절묘한 우연이라 하기엔 석연치 않다. 청와대 줄타기에 성공한 것인가“라고 했다.
김한표 의원은 이어 ”당시 관행이었다고 해도 안용규 총장의 재임은 마땅치 않다. 국민 정서상 맞지 않다.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청와대 인맥을 운운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총장직에서 스스로 내려오는 게 대한민국 체육계와 후배를 위한 좋은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안용규 총장은 ”아들 편입 당시 배점이 그랬다. 아들이 군대를 가겠다고 한국에 왔다가 이승국 당시 한체대 총장을 만난 적 있었다. 이 전 총장이 아들과 대화한 뒤 ‘너 한국어 표현이 안 되니까 한국에서 학교 좀 다녀라’라고 조언을 해 그대로 따랐다“며 ”김한수 교수와는 대학 동기다. 김 교수가 실기 평가위원으로 한체대에 방문해 오랜만에 저녁 한 끼 먹었던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총장 사퇴 권유에 대해서는 고려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