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침체된 기분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마음의 병’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정형 우울증’부터, 직장에선 우울했다가 퇴근하면 기분이 갑작스럽게 좋아지는 ‘신형 우울증’, 우울감이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두통이나 복통 등 신체적인 문제를 호소하는 ‘가면 우울증’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기온의 변화는 신체뿐 아니라 마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찬바람이 불면서 계절성 정서장애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진=일요신문DB
계절성 정서장애는 주로 찬바람이 부는 가을부터 겨울에 걸쳐 우울한 기분에 휩싸인다. 그래서 ‘겨울철 우울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요 증상은 △기분이 우울하다 △의욕이 없고 피곤하다 △왠지 슬프고 불안한 감정이 든다 △사람들과 만나고 싶지 않다 등이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우울증과 비슷하다. 그러나 특징적인 증상이 있다. 다름 아니라 ‘체중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보통 우울증은 불면증과 식욕저하, 체중감소를 보인다. 반면 겨울철 우울증은 평소보다 잠이 많아지고, 빵이나 파스타 같은 고 탄수화물 음식에 대한 식욕이 증가한다. 이로 인해 오히려 체중이 늘어나는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남성보다 여성이 겨울철 우울증에 잘 걸리며, 20~30대 연령에서 발병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계절성 정서장애는 대체 왜 발생하는 것일까.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일조량의 감소, 즉 햇빛 부족이다. 일명 ‘행복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은 기분 조절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 우리 몸은 햇빛을 통해 세로토닌을 합성하는데, 일조량이 감소하는 가을·겨울철에는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들어 우울감에 빠지기 쉽다.
둘째는 낮과 밤의 일교차다. 화창한 가을, 낮에는 포근해도 아침저녁으로는 꽤 쌀쌀하다. 이러한 온도 차는 체온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일교차가 클수록 자율신경계는 부담을 느끼기 마련. 특히 자율신경계는 평온상태(부교감신경)와 긴장상태(교감신경)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만약 자율신경계가 흐트러지면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겨울철 우울증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카지마 전문의는 네 가지 예방책을 제시했다.
#아침에 햇빛 쬐기
우선 하루 15분가량 햇빛을 보는 것이 좋다. 오전에 햇빛을 받으면 세로토닌의 분비가 활성화될 뿐 아니라 생체시계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다만 너무 많이 쬐면, 오히려 세로토닌이 감소할 수 있으니 15분 정도면 충분하다. 혹시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는 실내조명을 환하게 유지하도록 하자. 햇빛에 가까운 밝은 조명이어야 도움이 된다.
#행복해지는 음식 섭취
식생활을 통해서도 우울증 예방이 가능하다. 참고로 “겨울철 우울증은 일조시간이 현저히 짧은 북극권 나라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아이슬란드는 일조량이 짧은데도 불구하고 우울증 환자가 적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아이슬란드 식탁에 자주 오르는 등푸른 생선 때문이다. 등푸른 생선에는 ‘항우울제 효과’가 있는 DHA 성분이 풍부해 우울증 개선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덧붙여 나카지마 전문의는 “세로토닌의 원료가 되는 트립토판 함유 식품을 섭취하라”고 권유했다. 바나나, 아몬드, 참깨, 두유, 치즈, 닭고기 등이 트립토판이 풍부한 식품으로 꼽힌다.
#몸을 따뜻하게 관리
현대인은 컴퓨터 작업 등으로 눈이 피로해지기 쉽다. 눈의 시신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부교감신경’이다. 틈틈이 아이마스크 등으로 눈가를 따뜻하게 해보자. 퇴근 후에는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고 부교감신경을 자극하는 것도 좋다. 부교감신경이 우세해지면 긴장이 풀리면서 몸도, 마음도 편안해진다.
#꾸준히 운동하라
끝으로 빠질 수 없는 것이 운동이다. “격한 운동보다는 걷기나 달리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이 우울증 증상을 완화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꾸준히 운동을 하면 기분이 나아지고, 수면과 식욕도 안정되어 심신이 튼튼해진다. 겨울철 우울증에 걸리면 계속 자고 싶어 방에만 있으려 한다. 나카지마 전문의는 “이러한 우울증을 이겨내려면 무엇보다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낮에는 활동량을 늘리도록 하자.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직장인들을 위한 회사 우울증 Q&A 신입사원 우울증 “업무보단 인간관계 탓” 회사우울증은 20~30대 젊은 직장인들에게 많이 발병한다. 가장 큰 원인은 인간관계 스트레스다. 사진=일요신문DB 일본 아사히신문이 발행하는 시사주간지 ‘아에라’가 최근 ‘회사 우울증 예방’에 관한 기사를 실어 관심을 모았다. 직장인들이 궁금해 하는 우울증을 Q&A 형태로 요약해봤다. Q: 회사 우울증이 생기는 원인은? A: “평생 5명 중에 1명은 우울증에 걸린다”는 보고가 있다. 그리고 “우울증의 75%는 25세 이전에 발병한다”고 한다. 즉, 20~30대 젊은 층이 회사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계기는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할 가능성이 높으나 인간관계 스트레스가 발단이 될 때가 많다. 아울러 50대 중장년층도 회사 우울증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들은 직장 내 불안전한 위치 때문에 마음의 균형이 무너지는 경험을 한다. Q: 회사 우울증 예방법은? A: 수면, 식사, 운동, 휴식. 이 네 가지는 신체는 물론 정신 건강 유지에도 필수적이다. 특히 우울증 예방에 중요한 것은 수면. 밤늦게까지 블루라이트(청색광)에 노출되면 생체리듬이 깨지므로 잠자리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을 삼가는 게 좋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불안감을 마음에 쌓아두지 마라”고 조언한다. 본인 속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후련해진다. Q: 우울감으로 출근하고 싶지 않을 때는? A: 작업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만, 가능하면 쉬는 걸 권장한다. 당일 아침이라도 회사에 연락해 유급휴가를 신청하는 게 좋다. 2~3일 쉬고 회복되어 장기휴직을 피할 수 있다면, 조직의 효율성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어느 정도 쉬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감기에 걸렸을 때 ‘이제 출근할 수 있겠다’라고 느끼는 것처럼 마음의 병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본인이 ‘마음의 건강 상태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려면 평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