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월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언주 의원의 ‘나는 왜 싸우는가’ 출판 리셉션에서 축사를 하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박은숙 기자
출판기념회의 강력한 힘은 밴드왜건 효과(많은 사람들의 선택에 편승해서 투표를 하는 효과)에서 나온다. 통상적인 출판기념회에는 지역 당원이 총동원된다. 중량감 있는 인사의 경우 당 지도부를 비롯해 거물급 인사들이 출동한다. 매머드급 출판기념회가 사실상의 ‘선거 출정식’인 셈이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출판기념회에 대해 “전통적인 선거 홍보 방식이지만, 세 과시 면에서 효과는 막강하다”며 “일종의 기선 제압용”이라고 밝혔다. 밴드왜건 효과는 자연스럽게 인지도 제고로 이어진다. 원내 인사든 신진 인사든 출판기념회는 승패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통한다.
출판기념회의 또 다른 비밀은 돈이다. 출판기념회 수익은 정치자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제 밖에 있다는 얘기다. 국회 한 보좌관은 “출판기념회 위력은 합법적인 돈이지만, 얼마를 받고 어디에 썼는지 등은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라며 “법적 테두리 밖에 있다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출판기념회를 통해 ‘1회당 수억 원’을 걷을 수 있다는 말이 정설로 굳어있다. 출판기념회 현장에선 참석자가 돈 봉투를 직접 상자에 넣는다. 1만∼2만 원의 책값만 넣었을지, 그 이상의 돈이 들어있는지는 알 수 없다. 몇 년 새 카드 결제기도 늘어나는 추세다. 출판기념회가 민원 창구의 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 인사들이 10만∼50만 원 안팎의 돈을 주고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품앗이를 매개로 한 동원정치다. 출판기념회 규제는 ‘기간’뿐이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일 90일 전부터는 출판기념회를 열 수 없다. 21대 총선 예비후보자는 내년 1월 16일부터 출판기념회 개최가 금지된다. 따라서 총선 예비후보자들의 자금 모으기 전쟁은 올 연말과 내년 초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