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 집행유예를 확정했다. 사진=연합뉴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7일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신 회장은 2016년 3월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면세점 특허를 청탁하는 대가로 최씨가 운영하는 케이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롯데는 그 해 12월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1심은 이런 정황을 토대로 롯데가 건넨 70억 원이 뇌물이라고 인정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신 회장을 법정구속했다. 신 회장이 독대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롯데월드타워 면세점과 관련해 묵시적 청탁을 함으로써 면세점 사업을 부정하게 따냈다는 판단이다.
신 회장은 이와 별도로 진행된 경영비리 재판에서도 신 회장은 매점 임대 관련 배임 혐의와 서씨 모녀 급여 관련 횡령 혐의 등이 유죄로 판단돼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2심에선 두 재판이 병합됐다. 2심은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지원한 혐의를 1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대통령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했다는 점에서 양형에 참작했고, 경영비리 사건 1심에서 인정된 횡령 혐의를 무죄로 바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로써 신 회장은 수감 234일 만에 석방됐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그동안 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지적해 주신 염려와 걱정을 겸허히 새기고, 국가와 사회에 기여해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