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대부분의 새들은 몸에서 나는 열로 알을 품지만, 닭 정도 크기의 육중한 몸을 가진 ‘무덤새’는 그렇지 않다. 인도네시아, 호주, 뉴기니, 폴리네시아, 벵골만의 안다만 및 니코바르 제도 등 태평양과 인도양을 가로질러 서식하는 ‘무덤새’는 다른 새들처럼 나무 위에 둥지를 트는 것이 아니라, 땅속 깊숙이 알을 묻은 다음 자연적인 열원을 이용해 부화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심지어 어떤 새들은 약 1m까지 땅을 파기도 한다.
보통 햇볕이 내리쬐는 바닷가나 지열이 뜨거운 곳에 알을 낳으며, 간혹 흙더미를 쌓은 다음 그 안에 잎사귀 같은 유기물질을 채운 후 분해 과정을 통해 발생되는 열을 이용해 부화시키기도 한다.
이런 ‘무덤새’ 알은 섬 주민 사이에서는 진미로 통한다. ‘무덤새’의 알은 크기는 달걀보다 50% 정도 크고, 껍질은 얇으며, 노른자는 큰 것이 특징이다. 특히 파푸아뉴기니의 마투피, 솔로몬 제도의 사보 및 심보와 같은 섬에서 ‘무덤새’의 알은 식생활의 주요 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알을 얻기 위해 섬 주민은 ‘무덤새’들이 간밤에 땅에 묻어놓은 알을 파내는 작업을 한다. 처음에는 널빤지로 땅을 파다가 마지막에는 알이 깨지지 않도록 손으로 파내는 식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채집으로 현재 ‘무덤새’의 개체수는 현저히 줄어든 상태며, 피지, 통가, 뉴칼레도니아와 같은 많은 섬에서는 아예 완전히 종적을 감추기도 했다. 출처 ‘어뮤징플래닛’.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