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수정 서울시의원과 서울시 여성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운동본부는 22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의회는 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조례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손시권 기자)
권수정 서울시의원(정의당)과 ‘서울시 여성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22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차례 상정 보류된 ‘여성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조례’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권수정 의원은 지난 7월 31일, ‘서울시 어린이·청소년 인권 조례’ 제19조 제6항의 “빈곤”이라는 글자를 삭제해 서울시 거주 모든 여성청소년들에게 월경용품을 지원하도록 하는 개정 조례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이어 8월에 제289회 임시회가 개회됐지만, 권수정 시의원의 개정안은 해당 상임위인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보류됐다.
이에 운동본부는 “청소년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례인 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조례제정을 요기하기 위해 다시 한번 모였다”고 기자회견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여성 청소년의 월경권 보장을 위해 조례 제정을 우리는 지난 몇 달간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서울시의회는 지난 제289회 임시회에 제출된 서울시 어린이·청소년 인권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대해 해당 상임위에서는 상정을 보류했다”며 “이에 대해 우리 운동본부는 상임위 상정 보류에 대한 의회의 의견을 듣고 합리적 방안과 방향성을 논의하고자 해당 위원회인 행정자치위원회 면담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그 어떠한 답변조차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민들의 요구로 공식 제안된 사안에 대해 다양한 입장을 조율하고 합의점을 모색하는 것이 정치영역인 서울시의회의 역할이지만, 시의회는 운동본부의 면담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천만 서울시민의 요구에 응답하는 의회라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와 운동의 흐름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예산과 사회통념이라는 핑계에 숨어 조례 개정안을 상정조차 하지 않은 시의회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라고 서울시의회의 불통을 꼬집었다.
아울러, 여성청소년에 대한 생리대 보편지급 조례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운동본부는 “깔창 생리대 사건을 접하며 우리 사회는 ‘생리빈곤’에 대해 처음으로 인지하게 되었고 정부는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무료로 지원하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여성의 생리와 월경에 대해 공공영역에서 다루어지기 시작되었으나 선별적인 지급방식은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별적 지원제도로 인한 낙인과 지원신청의 어려움으로 지원대상인 저소득층 청소년 중 생리대 지원을 받고 있는 사람은 62.6%에 불과하다”며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시혜적인 지급방식이 낙인과 또 다른 복지의 사각지대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리대 보편지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순정 서울시의원과 서울시 여성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운동본부는 ‘여성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조례 제정’을 위한 대시민 캠페인, 1인 시위 등을 전개할 계획이다. (사진=손시권 기자)
이어 “이러한 시민의 인식변화와 요구에 따라 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운동은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누구나 안전하고 자유롭게 월경할 권리가 있기에 생리대 보편지급 운동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며 국내외 사례를 언급했다.
아울러, 권수정 의원의 개정안에 대해 “해당 조례 제19조 6항 [시장은 ‘빈곤’ 여성 어린이·청소년의 위생관리 및 건강 증진을 위하여 관련 교육 및 정보 제공, 위생용품 지원 등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에서 ‘빈곤’이라는 단어를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빈곤’ 단어로 더 이상 청소년을 구분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라며 “청소년에게 낙인을 부여하는 선별적인 생리대 지원정책을 넘어 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을 통해 월경권이 시민의 기본권으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실행할 만한 충분한 역량과 예산을 갖추고 있다. 서울시의회와 박원순 시장은 11월 정례회에 조례 개정안을 상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청소년과 여성들의 월경 문제를 적극적으로 공론화하고 책임 있는 답변을 제출하기 바란다”며 “운동본부는 포기하지 않고 여성의 월경이 시민의 기본권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할 것이며, 오늘부로 대시민 선전전과 캠페인, 1인 시위 등을 진행하며 서울 지역 곳곳에서 청소년, 지역주민 등 당사자들의 요구와 목소리를 듣는 정치적 활동들을 펼쳐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시 여성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운동본부’는 ▲서울특별시의회는 어린이청소년인권조례를 당장 상정하라 ▲시대의 요구이다. 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실시하라 ▲서울특별시의회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시민과의 대화채널에 나와 논의하라 등의 요구를 제시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강근정 서울시 여성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정의당 서울시당 여성위원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권수정 시의원을 비롯해 조혜민 정의당 여성본부장, 신은옥 참교육학부모회 동북부 지회장, 이성란 양천 아이쿱소비자생협 이사장, 이민수 구로구 여성청소년월경용품보편지급추진위원회 집행위원, 박차영 동북여성환경연대 초록상상 교육활동가 등이 발언했다.
‘서울시 여성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운동본부’는 이들 단체를 포함해 총 34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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