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24일 검찰에 구속됐다. 사진=연합뉴스
송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정 교수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24일 00시 18분쯤 “범죄혐의 구속의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송 부장판사는 “범죄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현재까지의 수사경과에 비추어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이 정 교수에게 적용한 혐의는 총 11개로, △딸 조모(28)씨의 위조 동양대 표창장 등을 서울·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활용한 업무·공무집행 방해 △사모펀드 투자금 약정 허위 신고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차명 주식 취득 △동양대 연구실과 서울 방배동 자택 PC 증거인멸 등에 대한 내용이다. 적용된 혐의가 많아 영장실질심사는 23일 오전 11시부터 약 7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영장실질심사에서 변호인과 검찰은 사실관계 및 혐의 성립 여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정 교수가 수사를 앞두고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가 필요한 상황에서 정 교수와 말을 맞출 가능성, 고위 공직자 배우자가 연루된 사회 지도층 범죄로 사안이 중대하다는 점 등을 들며 구속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모펀드와 관련한 범행에서 ‘주범’에 가까운 역할을 했다는 점도 구속 수사가 필요한 이유로 제시됐다.
이에 맞서 변호인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자녀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어디까지를 ‘허위 스펙’으로 봐야 할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고, 사모펀드 관련 혐의는 “검찰이 사실관계를 오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들이 법리적으로도 죄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 교수가 최근 뇌종양·뇌경색 진단을 받았다며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법원은 검찰의 혐의 소명이 상당 부분 이뤄졌다는 판단 아래 구속 수사 필요성을 인정했고, 건강상의 문제도 구속 수사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정 교수가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직후 PC 하드디스크를 은닉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 등도 법원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검찰은 최대 20일간의 구속 수사를 벌인 뒤 정 교수를 재판에 넘기게 된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