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변종 대마를 흡연하고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선호씨가 24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구치소를 나서며 취재진을 향해 심경을 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인천지법 형사12부(송현경 부장판사)는 24일 오후 열린 선고 공판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 이씨에게 2만 7000원 추징했으나 보호관찰이나 약물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대마를 포함한 마약류는 환각성과 중독성이 심해 사회 전반에 끼치는 해악이 매우 크다”며 “피고인 범행의 법정형은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중한 범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범죄 전력이 없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들여온 대마는 모두 압수돼 사용·유통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이달 7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씨에게 징역 5년과 2만 7000원 추징을 구형했다. 검찰은 “해외에서 대마를 수수·매수하는데 그치지 않고 국내로 반입했다”며 “밀반입한 마약류의 양이 상당하고, 해외에서 마약을 흡연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돼 사안이 중대하다”고 설명했다.
이씨 측은 이번 재판 과정에서 과거 미국 유학 시절 당한 교통사고로 대수술을 받으면서 유전병이 발현돼 지금도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내가 임신한 사실을 밝히며 양형 결정 때 참작해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하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 9월 1일 오전 4시 55분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변종 마약인 대마 오일 카트리지와 캔디·젤리형 대마 180여 개를 밀반입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세관 당국에 적발될 당시 그의 여행용 가방에는 대마 오일 카트리지 20개가 담겨 있었고, 어깨에 메는 배낭에도 대마 사탕 37개와 젤리형 대마 130개가 숨겨져 있었다. 대마 흡연기구 3개도 함께 발견됐다.
그는 또 올해 4월 초부터 8월 30일까지 5개월 동안 미국 LA 등지에서 대마 오일 카트리지를 6차례 흡연한 혐의도 받았다. 이후 그는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을 선임하고 재판에 대비했다. 김앤장은 2013년 횡령·배임·조세포탈 혐의로 이씨 아버지인 이 회장이 구속 기소됐을 때도 변론을 맡았다.
이씨는 이 회장의 장남으로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해 바이오사업팀 부장으로 근무하다가, 지난 5월 식품 전략기획 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