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출석하고 있는 ‘버닝썬 경찰총장’ 윤 아무개 총경. 사진=박정훈 기자
10월 25일 서울중앙지법 1심의 첫 재판이 열린 5촌 조카 조범동 씨. 조국 전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를 조성하며 ‘펀드 의혹’ 핵심 인물로 지목된 조범동 씨 측은 최근 정경심 교수가 내놓은 변호 전략에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조 씨의 범죄 혐의가 정경심 교수에게 덧씌워졌다는 정 교수 측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조범동 씨 측 변호인은 재판 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들은 죄가 없는데 남의 죄를 덮어썼다는 얘기인데, 너무 화가 났다”며 “공범 중 누구의 책임이 더 큰지 등 책임 분배에 대한 얘기가 있는데, 정경심 교수는 ‘자신은 죄가 없다’면서 조범동 씨에게 덮어씌우려는 것이라 (책임 분배와는) 아예 결이 다르다”고 토로했다. 앞서 정 교수 측은 23일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70억 원대 횡령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범동 씨의 범죄 혐의가 정 교수에게 무리하게 적용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범동 씨 변호인은 “처음부터 정 교수가 조 씨를 사기꾼으로 몰 거라고 예상했다”며 “믿을 사람, 우리 편이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정 교수 측과 싸우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반박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을 듯해서 하지 않았다. 검찰 수사 전 조 전 장관 청문회를 준비할 무렵에는 펀드 얘기가 계속 나왔으니 같이 준비했지만 그 이후는 (연락 등이) 없었다”고 현재 상황을 부연했다.
#윤 총경 진술 협조하나…구속 후 달라진 분위기
조국 전 장관과 함께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하고, 조 전 장관 일가가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한 녹원씨엔아이(옛 큐브스)로부터 수사 무마 청탁을 받고 뇌물(주식) 수천만 원어치를 받은 혐의로 구속된 ‘버닝썬 경찰총장’ 윤 아무개 총경.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는 조국 전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 사진=고성준 기자
실제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최근 수서경찰서와 경찰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는데, 이는 2016년 경찰청 사건 검색 시스템을 통해 정 전 큐브스 대표의 고발 사건을 조회한 기록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 수사관과 지휘라인의 컴퓨터에서 수사 관련 자료도 확보했는데, 이 과정에서 “윤 총경이 당시 관여된 경찰 이름을 불었다”는 얘기도 나올 정도다. 실제 정 전 대표는 2016년 1월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당했는데, 경찰은 7개월 만에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넘겼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 당시 1년 동안 민정수석실에서 함께 근무한 윤 총경. 검찰은 경찰 수사 과정에 당시 민정수석실 등 청와대 관계자나 경찰 지휘부가 관여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인 만큼, 수사는 확대될 가능성이 감지된다.
검찰 관계자는 “정확하지 않지만 윤 총경의 수사 태도가 달라졌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수사팀이 증거를 확실하게 제시해서 얻어낸 것도 있겠지만, 조국 전 장관이 부인 정 교수에게 ‘수천만 원을 보냈다’는 뇌물 관련 정황이 확인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정경심 교수가 구속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검찰 쪽으로 기울어가고 있다는 방증이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서환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