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100일이 지났지만 직장 갑질은 여전히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18년 7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함께 가자 갑질 격파 문화제’를 개최했던 모습. 사진=최준필 기자
최근 직장 갑질을 경험했는지 묻자 응답자의 69.3%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 가운데 지난 7월 16일 시행 이후 해당자는 28.7%로 나타났다. 괴롭힘 유형 1위에는 ‘업무과다(18.3%)’가 꼽혔다. 이어 ‘욕설·폭언(16.7%)’ ‘근무시간 외 업무 지시(15.9%)’ ‘행사·회식참여 강요(12.2%)’ ‘사적용무·집안일 지시(8.6%)’ ‘따돌림(6.9%)’ ‘업무배제(6.2%)’ ‘성희롱·신체접촉(5.4%)’ ‘기타(4.2%)’ 순으로 집계됐다.
주관식으로 입력된 기타 답변에서 다양한 갑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 눈에 띄는 응답으로는 ‘종교활동 참여 강요’ ‘향수 사용 지적’ ‘쓰레기 분리수거’ ‘개인 시골집 공사 작업’ ‘시말서 쓸 만한 일도 아닌데 툭하면 직원들에게 시말서 쓰라고 함’ ‘머리카락 많이 떨어진다고 업무 도중에 청소기 돌리라고 함’ 등이 있었다.
그럼에도 직장 내 을의 입장에서 갑에게 이의제기를 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직장 갑질을 신고했다고 답한 직장인은 15.3%에 그쳤고 그중 10.8%는 신고했지만 반려당했다고 밝혔다.
신고를 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신고해도 달라질 것 같지 않아서(35.1%)’로 나타났다. ‘괴롭힘 정황은 있으나 신고할 만한 증거가 없어서(27.5%)’ ‘신고가 어려운 사각지대에서 근무하기 때문에(10.2%)’ 등의 이유도 있었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직장인이 바라는 것은 궁극적으로 괴롭힘 금지법이 필요 없는 직장일 것”이라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