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몰래변론 차단 위해 변론 내역을 전산으로 공유하고, 모든 사건 관계인이 검찰 조사 시 변호인을 동석시킬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7번째 검찰개혁안을 내놨다. 사진=연합뉴스
대검찰청은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국 18개 지방검찰청 인권보호담당관과 변호사단체, 각종 시민단체 간담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바탕으로 ‘변호인의 변론권 강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대검의 7번째 자체 개혁안이다.
우선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변호인의 조사 참여권을 대폭 확대한다. 현재는 피의자의 변호인만 조사에 참여할 수 있으나, 앞으로 피혐의자, 피내사자, 피해자, 참고인 등 모든 사건관계인의 변호사들도 조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변론권을 대폭 강화하는 조치다.
몰래변론 여지를 없애기 위해, 문서로만 관리했던 변호인의 변론 상황도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입력해 내부 구성원들끼리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몰래변론은 검찰이나 법원 고위직 출신 변호사들이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검찰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를 변론하는 관행으로, 전관예우의 대표적 유형으로 꼽혀왔다.
수사과정에서 변호인의 조사 참여 제한도 최소화한다. 그간 증거인멸, 공범도주 우려 등 일정 사유가 있는 경우 변호인의 참여가 조사 시작단계에서부터 제한해왔다면, 앞으로는 ‘사전 제한‘을 폐지해 변호인의 참여권을 허용한다. 변호인 참여를 ’사후 제한‘할 때도 ’진술 번복을 유도하는 경우‘ 등으로 최소·구체화할 예정이다.
변호인이 검사를 상대로 서면 변론을 넘어 구두로 직접 변론할 수 있는 기회도 준다. 사건 담당 변호인이 변론을 요청할 경우 신속하게 일정과 시간, 방식 등을 협의하게 된다.
이 밖에 피의자 소환·사건 배당·처분 결과 등을 사건 당사자뿐 아니라 담당 변호인에게도 통지하는 안, 킥스를 통한 조사 참여 신청 방식 확대 등도 개혁안에 포함됐다. 현재 비공개인 ’변호인의 피의자 신문 참여 운영지침‘ 등 변호인의 변론권 관련 각종 지침도 공개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10월 1일 특별수사부 축소와 외부기관 파견검사 복귀를 시작으로 4일 공개소환 전면폐지, 7일 심야조사 폐지, 10일 전문공보관 도입, 16일 인권위원회 설치, 24일 자체감찰 강화 등 개혁안을 잇달아 발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9월 30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검찰 개혁안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지시한 바 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