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트러스트파트너스의 사업목적은 대부분 투자와 관련한 것이며 자본금은 3억 원이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골든트러스트파트너스 설립 이래 박 씨 외에는 이사를 맡은 사람이 없으며 현재도 박 씨가 유일한 사내이사(사실상 대표이사)다. 대신증권 사업보고서 타법인 출자 현황에 골든트러스트파트너스 투자 기록은 없는 것으로 보아 골든트러스트파트너스에 대신증권의 지분은 들어가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관계자도 “우리가 골든트러스트파트너스에 투자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의 며느리 박 아무개 씨가 2017년 1월 ‘골든트러스트파트너스’라는 회사를 설립해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신증권 본사. 사진=이종현 기자
이 회장의 아들인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은 2010년 6월 박 씨와 결혼했다. 두 사람은 연애결혼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혼식도 일부 임직원과 가족만 참석하는 등 조용히 치렀다. 박 씨의 이력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거의 없으며 대신증권에서 근무한 적도 없다. 남편 양홍석 사장이 2006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2014년 사장으로 취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로 미루어 보아 박 씨는 골든트러스트파트너스를 통해 독자적인 사업을 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대신증권도 골든트러스트파트너스를 특수 관계자로 분류했을 뿐 양 사의 거래 기록은 없고, 담보 제공 등 채무 관계도 없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우리가 지분을 투자한 회사가 아니다보니 골든트러스트파트너스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라고 전했다.
회사 자체가 소규모인 탓에 구체적인 실적이나 투자 내역 등은 확인되는 게 거의 없다. 회사 설립 3년이 다 돼가지만 업계에서는 무명의 회사다. 취재 과정에서 접촉한 금융권 관계자들은 모두 골든트러스트파트너스에 대해 “처음 들어보는 회사”라고 했다. 심지어 골든트러스트파트너스 사무실과 같은 건물에 있는 회사 직원도 “대신증권과 관계가 있는 회사인지는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골든트러스트파트너스의 사무실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한 건물에 위치한다. 해당 건물은 공유오피스로 한 공간에 여러 법인이 사무실을 두고 있는 형태다. 일요신문은 29일 사무실을 방문했으나 골든트러스트파트너스 관계자는 만나지 못했다. 이후 전화로 오피스 관계자에게 관련 내용을 질의하자 관계자는 “골든트러스트파트너스라는 회사가 있는 건 맞다”며 “현재 담당자가 없어서 연락처를 남기면 전달하겠다”고 말했지만 30일까지 골든트러스트파트너스로부터 연락은 오지 않았다.
오너의 사위가 그룹 경영에 참여하는 사례는 적지 않지만 며느리가 경영에 나서는 일은 흔하지 않다. 다만 이어룡 회장은 양재봉 대신증권 창업주의 며느리로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다. 남편인 양회문 전 대신증권 회장이 2004년 별세했는데 당시 양홍석 사장이 너무 어렸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특수한 상황 속에서 회장에 취임했지만 박 씨와 달리 1976년 결혼 후 대신경제연구소 비상근 이사로 근무하면서 대신증권에 적을 두기는 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