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화폐’는 하나의 예산으로 경제와 복지, 두 개 분야에서 정책적 성과를 보이며 중첩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경기도 제공
[일요신문] 하나의 예산으로 경제와 복지, 두 가지의 정책적 효과를 겨냥한 ‘경기지역화폐’가 발행 6개월 만에 연간 전체목표액 대비 1.5배 수준의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에 따르면 ‘2019년 3분기 경기지역화폐 발행 및 사용실적’을 집계한 결과, 일반도민이 직접 구매한 경기지역화폐의 액수를 나타내는 ‘일반발행’ 3분기(1~9월) 누적액은 총 2066억 원으로 이미 올해 목표치인 1379억 원을 49.8% 초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4월 107억 원, 5월 268억 원, 6월 244억 원, 7월 284억 원 8월 348억 원 등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던 ‘일반발행액’은 본격적인 명절 기념이벤트가 시작된 지난 9월 634억 원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82.2%나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은 경기지역화폐가 골목상권 활성화와 소상공인의 매출증대를 위한 ‘대안화폐’이자 경기도민들의 주요 결제수단으로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시군별로 진행된 ‘명절기념 인센티브 추가지급’ 등의 이벤트가 실효를 거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도내 31개 시군 순회홍보인 ‘방방곡곡 데이트 31’을 비롯해 도민설명회, 유관기관 간담회, 국회토론회 등 경기도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도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6~10%에 달하는 인센티브와 사용 편의성 등 경기지역화폐의 장점을 알게 된 도민들의 자발적 구매와 사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경기지역화폐 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제의 모세혈관’인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민선 7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책 의지가 실효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지역화폐’가 발행 6개월 만에 일발발행 누적액 총 2066억 원을 기록하며, 당초 올해 목표액 1379억 원을 49.8% 초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경기도 제공
‘경기지역화폐’의 발급형태별 발행실적은 카드형이 1254억 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지류형 509억 원, 모바일형 303억 원 등의 순이었다. 이 중 일반발행 사용액은 총 1582억 원으로 76.6%의 사용실적을 기록했다.
실제 사용액 가운데 ‘카드형 지역화폐’로 결제된 874억 원의 사용처에 대해 살펴본 결과, 일반한식점에서의 사용액이 206억여 원으로 23.7%를 기록해 가장 높게 집계됐으며, 슈퍼마켓 64억여 원(7.4%), 서양음식점 53억여 원(6.1%), 보습학원 48억여 원(5.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정육점, 미용원, 스낵, 제과점 등 영세소상공인 업종이 상위 30개 업종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당초, 경기지역화폐 사용이 집중돼 ‘골목상권 활성화’라는 본래 취지를 훼손하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낳았던 편의점에는 총 39억 원(4.5%)이 사용돼 ‘편의점 집중화’ 현상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는 “경기지역화폐를 대형마트 및 SSM(기업형 슈퍼마켓)나 유흥업소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점, 연간매출액 10억 원 이하 업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지역화폐로 사용된 1582억 원 대부분이 골목상권이나 영세소상공인에 풀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하며 “도민이 자발적으로 ‘경기지역화폐’를 구매해 골목상권에서 사용하는 ‘선순환 구조’가 조기에 안착된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밝혔다.
오후석 경기도 경제실장은 “경기지역화폐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같은 지역사랑상품권의 본래 기능은 물론 소상공인, 골목상권보호 등의 목적도 겸하는 정책”이라며 “경기지역화폐가 소상공인이 선도하고 시민사회가 후원하는 지역사회 운동으로까지 확대 발전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지난 8월 의정부에서 진행된 ‘방방곡곡데이트 31’에 ‘1일 홍보대사’로 참석해 “우리 경제는 성장하는데 삶이 팍팍해지는 이유는 많은 돈이 소수에게만 쏠린 채 잠을 자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는 곧 ‘순환’으로, 돈이 돌아야 경제가 산다”라며 “경기지역화폐는 소비자들의 생활비 6~10%를 아껴주고 소상공인, 자영업자, 골목상인들의 매출을 올려주고, 돈이 돌게 해 경제도 살리는 착한 화폐”라며 경기지역화폐 홍보에 힘을 보탠 바 있다.
손시권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