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가 기업유치 차원에서 개설해주려 했던 ‘예정도로’는 현재 계획 중인 능서 102호선에서 없어진 상태다. 시는 A사의 공장설립 승인이 나간 후에 해당도로에 대한 계획이 없어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취재결과 공장설립 승인 이전부터 계획자체가 사실상 폐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허가기준에 맞는 도로가 확보되지 않은 A사는 현재 여주시의 요청에 따라 사도개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요신문=여주] 이백상 기자 = <속보>“여주시에서 기업유치 차원으로 지원하려던 예정도로는 공장신설 승인 후 실시설계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농어촌도로정비법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건설과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특혜 소지가 일어나서 자진철회 한 것이 아니라 법상 문제에 따른 조치입니다.”
이 내용은 여주시가 ‘유령도로’를 도로로 인정해 특정기업 A사의 공장설립 승인을 내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는 일요신문 보도(10월 17일자 온라인판)에 대해 여주시가 내놓은 ‘반론문’ 중 일부분이다.
공장설립 승인을 내줄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허가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시가 애초부터 허가 조건이 안 된 A사의 공장설립승인 신청 건을 제대로 확인해보지도 않고 승인해주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된다.
특히 ‘승인 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는 해명은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사의 공장설립 승인이 난 건 지난 9월 20일. 그러나 시는 그 이전부터 A사의 진입도로를 빼놓고 능서 102호선 도로계획을 잡고 있었다는 정황이 나왔다.
이에 대한 정황은 시가 A사의 공장설립승인 이전인 지난 8월 초에 발주한 능서 102호선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도면에도 나타나 있다. 이 도면에는 A사로 연결된 ‘예정도로’는 없었던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시 건설과 한 관계자는 “능서 102호선 도로에는 광대리와 본두리를 잇는 2.5KM 구간 외에는 (A사 예정도로 등) 그 어떤 예정도로는 없었다”며 “환경영향평가 발주도면에도 2.5KM 구간만 표시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7월 초부터 도로업무를 맡고 있지만 A사의 예정도로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주장대로라면 시가 이미 없어진 도로를 통해 공장승인을 내줬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실무부서 간 소통부재일까? 아니면 기업유치를 핑계로 법상 문제가 있는 것을 인지하고도 일단 허가부터 내주자는 식이었을까?
여주시는 지난달 22일 시 홈페이지 <사실은 이렇습니다> 코너에서 일요신문이 보도한 ‘유령도로’에 공장설립 승인… ‘도 넘은 특혜’ 도마 위‘ 기사에 대해 “허가부터 내주고 보자는 식의 계산이 깔린 것이 아니라 실무종합심의, 외부기관 협의, 도시계획심의위원회 등 정상적 행정절차를 통해 공장신설 승인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A사의 진입도로를 여주시 지원이 아닌 A사 자부담으로 하는 사도개설로 추진하는 것으로 일련의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고 했다. 결국 A사의 공장설립 승인 건은 도로가 없는 상태에서 승인이 났고, 뒤늦게 승인 조건을 맞추기 위해 업체 측에 거꾸로 부탁을 해야 하는 상식 밖의 행정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시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사안을 두고 “A사의 공장신설 승인 신청 시에 이 예정도로를 기준해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도록 여주시에서 요청했다”고 밝힌 부분은 위험스럽기까지 하다. 기업유치를 위한 지자체의 행정지원 등의 노력은 얼마든지 환영하지만 법과 원칙을 벗어난 행정은 자칫 인허가행정의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린다는 지적에서다.
한편, 여주시는 A사의 공장이 들어설 예정부지 인근에 87억원 규모의 2차선 도로건설을 급히 추진한 것으로 드러나 ‘기업유치 특혜논란’을 사고 있는 가운데 A사의 공장 예정부지와 2차선 도로가 개설되는 공장부지 주변 수만평의 토지가 이 회사 대표의 부인과 처남 소유라는 사실이 알려져 ‘이게 과연 기업유치 맞느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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