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현아, 던(DAWN)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린 컴백쇼케이스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린 현아의 ‘플라워 샤워(FLOWER SHOWER)’, 던의 ‘머니(MONEY)’ 쇼케이스에서 화제의 커플을 만나볼 수 있었다.
신곡 무대를 공개한 던은 “현실에 부딪쳤을 때의 진지한 물음들을 독백처럼 표현하고 싶었다”며 “가사를 보면서 듣지 않아도 와닿을 수 있도록 많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던의 경우는 열애설 이후 본래 몸 담고 있던 그룹 펜타곤을 탈퇴했고 현아와 함께 전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 방출된 후 피네이션으로 새로 둥지를 옮기는 일이 있었다. 그의 행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물론 팬덤도 우려를 떨쳐버리지 못했다.
현아의 쇼케이스 무대. 사진=고성준 기자
던은 이번 활동부터 변화를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던’으로 활동하던 과거를 벗고 ‘던’으로 이름을 바꿨다. 던은 “신곡 제목이 ‘머니’이다 보니 던으로 하게됐다”며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본명인 김효종을 비롯해 여러 후보가 있었지만, 아예 새로운 이름 보다는 조금은 익숙한 이름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던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활동에 대해 “준비를 진짜 많이, 오래 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열심히 준비한 결과물을 대중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간단한 포부를 힘을 주어 말했다.
이어 현아의 신곡 ‘플라워 샤워’도 베일을 벗었다. ‘플라워 샤워’는 삶의 화려한 한때를 피고지는 꽃에 비유한 가사와 뭄바톤의 리듬, 묵직한 808베이스가 조화를 이룬 멜로디가 어우러진 댄스곡이다.
던(DAWN)의 쇼케이스 무대. 사진=고성준 기자
현아는 “곡의 제목만 보면 마냥 ‘플렉스’할 것 같은 느낌이지만 굉장히 중의적인 의미를 담아보려고 노력했다”며 “꽃은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언젠가는 져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야 하는데 지나친 관심과 사랑이 쏟아지면 썩어버릴 수도 있다. 그런 점이 왠지 저와 닮았다고 생각하면서 진심으로 노래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가요계에서도 이례적인 ‘동시컴백’에 대해서는 “계획하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현아는 “대표님(싸이)과 회의를 하는 중에 저희 셋이서 눈이 마주쳤는데 아무도 피하지 않았다. ‘제가 먼저 (컴백) 나가겠습니다’라는 무언의 대답”이라며 “그 이후 방법에 대해 천천히 논의하다가 결정된 일인데, 서로 티격태격하고 연습실 쟁탈전을 벌이기도 하면서 불꽃 튀기는 컴백을 준비했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던 역시 “저희 둘이 서로 양보를 하지 않았다”고 말을 보태기도 했다.
피네이션의 수장 싸이는 욕심 많은 두 사람의 신곡에도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곡의 공동 작사, 작곡가로 이름을 올린 싸이에 대해 던은 “대표님께서 자신의 일처럼 조언도 해주시고, 신경도 많이 써주셨다”며 “덕분에 혼자 무대를 이끌어가는 것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번 활동이 그룹 탈퇴 후 첫 솔로였기에 부담감이 있을 수밖에 없던 던을 위해 특별한 배려가 이뤄졌다는 이야기였다.
공동 쇼케이스를 연 현아와 던 커플. 사진=고성준 기자
피네이션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던 현아도 그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너무 신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어떻게 보면 무대 위에서만큼은 굉장히 트러블을 많이 일으키는 트러블메이커이지 않나”라며 “그 모습에 반하셨는지, 아니면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때 반하셨는지는 몰라도 러브콜을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현아는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계속 연락을 이어 오고 있었는데 ‘인연이 닿으면 같이 일하자’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런데 그게 정말 진심이셨더라”라며 “아직도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면 실감이 잘 안 나고, 제가 특별한 기회를 얻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피네이션으로 새둥지를 꾸리게 된 것은 그들에게 있어 하나의 터닝포인트였고, 플러스라면 플러스지 마이너스가 될 요인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옮기는 과정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열애 사실이 드러난 후 당시 소속사였던 큐브엔터테인먼트는 부정했지만 현아와 던이 소속사의 입장을 뒤집고 열애를 인정했다. 결국 ‘방출’에 가까운 계약 해지가 이뤄지면서 이들의 행보를 놓고 갑론을박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현아는 “팬들에게, 거짓말의 거짓말을 낳는 게 무서웠다”면서도 “저희가 오랜 시간 생각한 끝에 ‘솔직하자’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던 역시 “거짓말을 하면 상처받은 분들이 더 큰 상처를 받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책임감을 가지고 진중하게 택한 결정이었다. 그런만큼 앞으로는 뼈가 부러질 때까지 더 열심히 보여드릴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아♥던 쇼케이스 현장. 사진=고성준 기자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이들의 ‘달달함’에도 포커스가 옮겨지면서 자칫 무거워질 뻔 한 쇼케이스 현장의 분위기가 다시 달아오르기도 했다. 던은 “연인을 존경하는 마음을 갖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 저는 현아를 존경하고 있고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연습생일 때도 ‘많은 인정을 받는 대스타인데 이렇게 겸손하고 주변 사람을 잘 챙길 수 있다니’하고 존경했었다. 연인을 존경하는 일이 가능할까 생각했는데 가능하더라”라고 말했다.
현아도 “연인으로서 효종이(던의 본명)는 제가 언제나 자신감을 잃지 않고, 무대에서 예쁘게 웃을 수 있도록 믿음과 긍정 에너지, 힘을 준다”라며 “말은 많이 없고 무뚝뚝하지만 든든한 제 지원군”이라고 애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이들의 ‘동시 공개’ 신곡은 5일 오후 6시 음원사이트를 통해 대중들을 마주한다. 현아는 “많은 분들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곡인 만큼 한번쯤 들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고 당부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