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진 시장 선거캠프 출신이면서 인수위원으로 활동한 A씨를 둘러싸고 시의원과 시장 간 창과 방패의 치열한 공방전은 결국 감사원 감사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6일 공개됐다. 인맥채용 의혹이 불거진 지 약 1년 만이다.
김 부의장이 제기한 허위경력 의혹 그 이상의 비위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시 인사업무 담당이 여주시장 비서실로부터 A씨에게 공보분야 채용 안내를 해주라는 요청을 받아 특혜성 편의를 제공한 사실은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전파를 타자 지역사회 여론도 들썩인다. 시민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인사업무 담당이 A씨에게 채용계획을 미리 알려주는 등 편의를 제공토록 요청한 시장 비서실이 과연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지다.
여주시전경
감사원 “임용시험 업무 부당처리한 공무원 징계“
결국 응시에 탈락한 4명은 A씨에 ‘들러리’ 선 셈
여주시청 현직 서기관을 포함한 공무원 4명이 경징계 이상의 처분을 받게 됐다. 이항진 시장 선거캠프에서 선거운동을 한 A씨를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면서 채용 일정과 계획을 사전에 알려주는 등 특혜를 제공한 것이 드러나서다.
시는 A씨가 제출한 서로 다른 2개 언론사의 경력증명서 서식과 발급일자가 일치하고 진위가 의심되는데도 근무경력을 입증할 보수내역과 4대 보험 가입 내역 등의 자료를 추가 제출하도록 요구하지 않고 편의까지 제공해가며 A씨를 합격처리했다.
A씨를 채용한 것이 보은인사이며 과거 경력이 의심된다는 언론보도가 있었고, 시의회로부터 A씨의 경력증명서류 제출을 요구받아 경력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시는 합격처리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시는 A씨가 자신에 대한 허위경력 의혹이 계속해서 불거지자 사표를 냈지만 경찰조사와 감사원 감사로 이어지자 사표수리를 보류했다. 이후 A씨는 무단결근했다. 감사원은 시가 채용공고상 자격요건을 제대로 검토했다면 A씨는 서류전형 탈락 대상이라고 했다.
당시 6급 상당의 임기제 공무원 모집에는 A씨를 포함한 모두 5명이 응시해 면접을 봤다. 일련의 채용과정을 놓고 보면 A씨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은 모두 들러리 선 것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인사부서 담당자가 여주시장 (비서)실로부터 A씨의 이름과 전화번호 및 A씨에게 공보분야 채용 안내를 해주라는 요청을 받은 사실과 경력증명서 양식을 이메일로 송부해주는 등 A씨에게 특별편의를 제공한 것은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인사업무 담당자는 감사원 조사에서 비서실의 누구로부터 채용 안내를 해주라는 요청을 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지역사회는 일선 공무원들이 징계를 무릅써가며 특정인을 채용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공보전문관 A씨에 대해 각종 의혹을 제기한 김영자 부의장 등 일부 시의원들도 “결국 이럴 줄 알았다”며 펄쩍 뛰고 있다. 의원들의 시선은 공무원들의 무더기 징계를 가져온 A씨의 무리한 채용 그 너머를 향하고 있다. ‘윗선 지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다가올 정례회 때 이 문제에 대해 집중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여주시장에게 임용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 4명에 대해 경징계를 요구하라고 통보했지만 서기관이 포함된 징계는 경기도에서 다뤄지게 된다. 여주시 공직사회는 숨죽인 채 경기도 징계위원회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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