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이천스포츠과학타운 입구에 자리 잡은 안내 표지판이 녹이 슬은 상태로 방문객을 맞고 있다.
- 최첨단 종합 체육시설 잡풀만 무성, ‘매각설’에 주민들 허탈
[이천=일요신문] 유인선 기자 = 21세기 한국 스포츠의 메카를 꿈꾸며 종합 체육시설로 문을 연 ‘건국대학교 이천 스포츠과학타운’이 사실상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이천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학교법인 건국대학교는 지난 2005년 9월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대흥리 176-1번지 일대, 대지면적 16만5천204㎡ 부지에 ‘건국대학교 이천 스포츠과학타운’(이하 스포츠타운)을 개장했다.
스포츠타운은 건국대가 기존 소유한 서울 광진구의 학생 체육시설을 주상복합빌딩과 백화점등으로 용도변경하면서 대체 체육시설을 마련하도록 한 조건에 따라 시급히 추진된 사업이다.
스포츠 타운에는 직장인을 위한 체육시설로 인가 받아 육상트랙과 관람석을 갖춘 인조잔디 축구장을 비롯해 천연잔디 보조축구장, 실외테니스장, 야구장, 다목적 운동장 등 체육시설이 들어섰다.
또한 주변에 실내체육관, 실내 테니스장, 관리 및 숙소시설, 도로, 주차장 등이 별도로 조성하고 시설물 들은 학교에서 우선 사용하되 주민들이 체육행사와 산책ㆍ조깅로, 인라인스케이트장 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학교체육선수단 육성 등의 활용목적과 교직원과 학생들이 이용하는 체육시설로 설치 됐으나 이용거리상 약 1시간정도가 소요돼 상시 이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역주민들 조차도 까다로운 절차로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 외면당한 채 전반적인 운영이 중단돼 사실상 폐쇄된 상태로 방치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건국대 전 축구국가대표 출신 유상철 선수의 이름을 딴 축구장이 잡풀만 무성한 채 방치돼 있다.
건국대 출신인 체육선수들의 이름을 딴 국가대표 출신 유상철 천연잔디 축구장은 잡풀이 무성하고, 관람석까지 갖춘 황선홍 축구장과 이종범 야구장, 이형택 테니스장도 ‘개점휴업’ 상태다.
평소 100명 안팎의 대학생이 머물러 있던 기숙사는 문이 굳게 잠겨 있으며, 다른 시설물들도 입구부터 문이 닫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선 스포츠타운이 시중에 매물로 나와 있다는 얘기도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실제로 지난 4~5년 전쯤부터 대기업 인수설과 대규모 아파트 건립 소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스포츠타운 운영에 관한 질문에 “운영을 중단한지 2년여 쯤 됐다”고 밝히고 더 이상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건국대 관계자는 “현재 일부 종목(야구)만 매주 수요일, 금요일 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요일 현장을 방문해 확인해 보았으나 학생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매각설에 대해서는 “잘은 모르지만 매각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고 정확한 상황은 좀 더 확인해 보고 답변 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연락이 없었다.
한동안 수도권 내 대학이전이 가능해지면 건국대 체육학부가 ‘이천 스포츠 과학타운’으로 이전해올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던 시민들은 이 같은 매각설에 대해 허탈해하고 있다.
주민 이 모 씨는 “결국 국민건강을 위한 체육시설 운영한다고 하더니 10여년 만에 지가 상승했으니 땅장사하고 짐을 싸겠다는 것이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인. 허가 과정부터 각종 문제점이 밝혀져 감사원으로부터 관계법령에 위반된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시정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관할 관청은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도대체 뭘 하는 곳인지 모르겠다”며 탁상 행정을 지적했다.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김 모 씨는 “사실상 운영이 중단되면서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 악용되고 밤이면 차량을 이용한 젊은 아베크족으로 인한 소음에 시달리고 있으며 인적이 드문 한적한 장소를 이용한 범죄가 발생될 수 있는 우범지역으로 변질될까 두렵다“고 밝혔다.
한편, 개장당시 건국대 관계자는 “21세기 한국 스포츠의 메카가 될 스포츠과학타운이 평화와 교통의 요지 이천에 최첨단 종합 체육시설로 개장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전문체육인 양성뿐만 아니라 국민건강에 대한 소임으로 이천시를 중심으로 스포츠과학타운이 국민의 건강과 건국인의 자랑스러운 터전으로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에 빛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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