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권용원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사진)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한국금융투자협회
하지만 권 회장은 지난 10월 30일 “숙고 끝에 남은 임기까지 회장으로서 직무를 계속 수행하기로 결정했다”며 “자본시장과 금융시장 발전이라는 협회의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모든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후 권 회장은 사망 전까지 금투협에 출근해 회장 업무를 본 것으로 전해진다.
사퇴 여론이 확산됐을 당시 권 회장은 이사회를 열어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금투협 임직원들이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이 사퇴하면 당장 후임자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권 회장 스스로도 “개인적 사유로 사퇴하기에는 경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태가 불거진 후에도 권 회장은 회장직을 유지했지만 비판에 따른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투자협회. 사진=박은숙 기자
사태가 불거진 후에도 권 회장은 회장직을 유지했지만 비판에 따른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권 회장의 평소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예전에 권 회장을 만난 적이 있는데 먼저 악수를 청하는 등 상당히 신사적이었다”며 “같은 회사의 부하직원이 아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권위적인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권 회장의 한 이웃 주민도 “(권 회장은) 평소 조용한 성격이었고, 이웃들과 왕래도 거의 없었다”며 “그는 최근 회사와 집만 다니는 생활을 했으며 집에는 주로 오후 8시께 귀가했다”고 전했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권 회장의 잘못과 별개로 외적으로는 도덕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했기에 녹취록 공개 후 사퇴도 마음대로 못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 사퇴를 촉구했던 금융노조 관계자는 “돌아가신 권 회장에 대해 유감을 표현한다”면서도 “이와 관련한 별도의 입장을 발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권 회장이 평소 술을 즐겼던 건 업계에서 유명한 이야기다. 때로는 과음으로 이어져 문제가 된 적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권 회장이 사망함에 따라 금투협 부회장인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이 금투협 회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금투협 관계자는 “당분간 최 부회장 대행 체제로 갈 것”이라며 “향후 회장 선임 일정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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