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 기업가치의 기본은 개발 사업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고,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중장기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업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그 유동성을 온전히 항공업에 투자하게 됐다”며 “현금 유동성이 풍부해진 건설사가 인수·합병(M&A)이나 신규사업 진출을 꾀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건설업의 경기 민감도를 낮출 수 있는 산업의 정답이 항공업인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의문이 든다”고 전했다.
증권가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사진=이종현 기자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인수로 인해 부동산개발업을 비즈니스모델(BM)로 하는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실적추정 등이 사실상 큰 의미가 없게 됐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과정에서의 상각이나 대손 등의 추가적 불확실성도 존재하기에 주가도 이런 불확실성을 반영해 약세 흐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노후화된 기체, 낮아진 경쟁력, 최근 들어 늘어난 기체결함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 신규 항공기 구입을 위한 추가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영업실적의 빠른 회복 없이는 재무구조 추가 악화 가능한 상황”이라며 “이번 인수로 보유현금의 상당부분이 인수 자금으로 투입될 예정이기에 본업에서의 투자 계획은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적지 않은 기대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항공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며 인수 후에도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져 초우량 항공사로서 경쟁력과 기업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HDC그룹은 항공 산업뿐만 아니라 나아가 모빌리티 그룹으로서 한 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