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화성 8차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20년 간 복역한 윤 아무개 씨가 검거된 후 작성된 진술조서를 보면, 피해자의 바지와 속옷을 무릎까지 내린 후 성폭행 했고 다시 올려 입혔다고 기재돼 있다.
경기남부청에 마련된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춘재는 최근 경찰 대면조사 과정에서 이를 뒤집는 자백을 했다. 그는 “피해자의 속옷과 바지를 모두 벗긴 후 성폭행 했다”며 “이후 속옷과 바지를 다시 입혔는데, 피해자가 입고 있던 속옷이 아닌 다른 새 속옷을 입혔다”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춘재의 진술을 토대로 당시 현장에서 촬영된 피해자 시신 사진과 비교했고, 그의 말과 사진이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사진 속 피해자는 속옷을 뒤집어 입고 있었다.
경찰은 이춘재가 이 ‘자백’을 하기 전, 과거 수사기록이나 현장 사진 일체를 보여주지 않았다. 이춘재가 실제 범행을 저지른 진범만이 알 수 있는 ‘비밀의 폭로’를 한 것이다. 앞서 이춘재가 피해자의 집 구조를 그림까지 그려가며 구체적으로 진술했지만, 경찰은 피해자의 속옷 진술과 과거 수사기록을 토대로 그가 진범이라고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조만간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화성 8차 사건 최종 조사 결과 발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화성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린 윤 씨는 지난 11월 13일 수원지방법원에 재심청구서를 접수했다. 이춘재의 자백이 과거 수사기록과 일치하고, 윤 씨 자백과 배치된다는 점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확인되면서 화성 8차 사건 재심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