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둘째주의 증시를 마감하던 지난 13일 주가지수는 665.24로 마감됐다. 올 1월6일에 기록한 연중 최고치 666.71에 바짝 다가선 것. 게다가 장중에는 670선을 넘기까지 해 주가 상승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주목할 만한 것은 외국인들의 ‘사자’ 공세. 연 12일 동안 지치지 않고 외국인들은 매수 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례적인 일이다. 외국인들은 지난 4월까지 1조8천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갔다. 그런 외국인들이 지난 5월 이후 다시 대규모 순매수로 전환한 것.
외국인들은 지난 12거래일 동안 매수 포지션을 지키면서 1조7천억원 정도의 한국 주식을 사들였다. 단기간에 이뤄진 외인들의 매수 공세는 시장 분위기를 바꿀 정도였다.
메릴린치증권은 최근 신정부 경기 부양책, 소비심리 개선추세 등을 반영해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해 들어 국내 증시를 내내 짓누르던 ‘북핵위기도 현실적인 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또 JP모건증권도 6~8월중 종합주가지수가 800선까지 오를 것이라며 대표 기술주와 은행업종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세는 결국 국내 블루칩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때문에 국내 증시의 간판 상품인 반도체주의 움직임도 오랜 보합을 깨고 탄력을 받고 있는 것.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주목하는 이유는 하반기에 IT 종목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최근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53~54%대로 사상 최고치였던 2001년 12월의 59.9%에 비해 아직 낮다. 즉 외국인의 지분율 확대 여력이 더 남아 있다는 것이고 이는 외국인 매수세가 더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국민은행 주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국민은행의 경우 김정태 행장 교체에 대한 리스크가 사라졌고, 국민카드 합병에 따른 실적 악화가 이미 반영됐다는 점, 국민카드 합병 이후 카드 사업부분이 매각을 하든 유지를 하든 더 이상의 실적 악화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어우러져 주가 반등세를 이끌어 내고 있다.
개미들은 아직까지 매수세에 가담하지 않고 있다. 증권가에선 개미들이 지수 700선을 넘으면 그동안의 관망세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달려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호 스톡케어스닷컴 대표는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아시아 시장이 나스닥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점, 국내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다는 점 등의 이유로 시중 유동성이 갈 곳이 없어 결국 증시로 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어우러진 결과로 보인다”고 최근의 외국인 매수세를 설명했다.
모 증권사의 한 임원은 ‘부동산 과열’이라는 최근의 이슈를 비중있게 보고 있었다. “정부에서 조금만 더 부동산 시장을 때려 잡으면 시중 유동자금과 개미들이 본격적으로 달라붙어 유동성 장이 한 번 설 것 같다”는 논리를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