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18일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사진출처=대전지방경찰청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황 청장은 경찰 내부망에 올린 글을 통해 “제 삶의 전부였던 경찰을 떠나기 위해 명예퇴직원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2~3년의 정년이 남아있고, 남은 기간 결초보은의 마음으로 마지막 열정을 불사르겠다는 각오를 다져왔지만 경찰에서 저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고집하는 것이 오만이고 독선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박수받을 수 있을 때 떠나는 것이 뒷모습이 아름다운 퇴장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고 퇴직 이유를 밝혔다.
황 청장은 경찰로서의 지난 38년을 회고하며 경찰 수사권 독립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수사 기소 분리의 수사구조개혁을 시대적 과제이자 국민적 염원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것은 우리 모두의 피와 땀과 눈물의 결정체이자 우리가 가진 힘과 지혜의 결실”이라며 “수사구조개혁의 입법화는 이제 마지막 고비에 와 있고,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했다. 또 “수사구조개혁은 경찰의 이익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니다”며 “정의가 숨 쉴 수 있고 공정성이 보장될 수 있는 민주적 형사사법제도를 만들어 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청장은 마지막으로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로 했다”며 “경찰 밖에서 더 정의롭고 더 공정한 세상을 향한 저의 역할을 모색하고 더 원대하고 새로운 꿈을 꾸겠다”고 전했다.
다만 황 청장은 2018년 울산지방경찰청장 재직 시절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 문제로 고소·고발당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퇴직원이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대통령 훈령에 따르면 수사기관 수사를 받는 공무원은 자발적인 퇴직이 제한된다.
이와 관련해 황 청장은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12월 초 정기 인사에 명예퇴직이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다. 1년 6개월 전 정치적 이유로 울산지검에 접수된 고발장이 아직도 종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간 단 한차례도 출석 요구는커녕 서면질의조차 없던 사건이 이제 와서 저의 명예퇴직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조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