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가짜뉴스전쟁’이 출간됐다. 이 책은 글로벌 시각에서 가짜뉴스의 생성과 확산 원인, 폐해와 심각성 등을 조명하고 있다.
가짜뉴스로 인한 정보 혼돈은 세상에 불신과 혐오를 전파시키고 분열과 증오를 일으킨다. 왜곡되고 조작된 여론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한다. 가짜뉴스를 물리치지 않으면 자유, 평등, 정의, 평화, 공존, 인권, 행복, 민주주의 등의 가치를 지킬 수 없다. 지구촌이 파멸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으려면 가짜뉴스와의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
가짜뉴스의 확산은 전 지구적 문제다.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와 미국 대통령 선거를 거치면서 미주와 유럽, 오세아니아, 남미, 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왜곡된 사실이 진실로 둔갑했다. 언론은 일부 사실에 추정, 바람 그리고 거짓을 적당히 얼버무려 ‘진실’이라고 호도했다. 지구촌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짜뉴스 전쟁은 사실 복합적이고 다면적이다. 권력과 언론, 언론과 시민, 진보 매체와 보수 매체 간에, 또 종교, 지역, 종족, 인종, 이념 등의 이유로 여러 집단 간에 진실을 놓고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확산과 1인 미디어 증가 등으로 비공식 뉴스와 정보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가짜뉴스 피해는 더 커지고 있다. 또한, 취재원 정보를 그대로 받아쓰는 언론기관의 관행과 의도적인 여론 조작까지 더해져 미디어 환경의 발전에도 가짜뉴스는 오히려 증가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언론사들은 정치적 편향성에 갇힌 채 세상을 외눈으로 바라보는 실책을 거듭했다. 사실 검증과 진실 전달이라는 소명에 소홀하고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뉴스를 내보내는 동안 음모이론들이 세상의 구석구석을 파고들었다. 진실의 수호자라 불렸던 저널리스트들은 극도의 불신을 받고 있으며 언론은 정파성, 폐쇄적 언론 문화와 사적 이해관계 때문에 왜곡되고 거짓된 보도를 일삼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언론은 우리를 세계로 연결해 주는 창문과 같은 존재다. 그 창문을 통해 얻는 정보에 심각한 하자가 있을 경우, 사회 구성원들은 지혜로운 결정을 할 수 없다. 언론과 저널리스트는 저널리즘의 사명을 다시금 깊이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언론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언론의 사명과 역할에만 기댈 수는 없다. 시민이 거짓정보 뿐만 아니라 뉴스 안에 담긴 왜곡된 프레임, 그리고 그들 정보나 뉴스 뒤에 숨겨진 의도를 제대로 간파할 수 있을 때 가짜뉴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시민이 가짜뉴스 현상 앞에서 방관자에 머물지 않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때 ‘저널리즘’의 복원도 ‘민주주의’의 발전도 비로소 가능하다.
이 책은 지구촌 가짜뉴스 현상에 대한 이해를 돕고 함께 대안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를 담았다. 특히 가짜뉴스가 최근 몇 년간 어떻게 세계를 혼돈에 빠뜨렸는지를 다뤘다. 글로벌 시각에서 가짜뉴스 현상이 어떻게 시작됐고 어떤 결과를 초래했고 메시지의 생산자, 유통망, 소비자의 책임이 무엇인지 등을 조명했다. 책에서 다루는 많은 외국 사례들은 국내의 독자들과 미디어 종사자들에게 객관적 시선으로 현 상황을 성찰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거울이 될 것이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