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상에서 한 어선에 불이나면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제주에 도착해 사고 대응에 나섰고,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광역구조본부를 꾸렸다. 사진=연합뉴스
제주해양경찰서는 19일 오전 7시 5분쯤 제주 차귀도 서쪽 76km 해상에서 12명이 탄 통영 선적 연승어선 대성호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를 받고 수색·구조에 나선 해경은 오전 10시 21분쯤 사고 선박에서 남쪽으로 7.4km 떨어진 해상에서 선원 1명을 구조해 헬기를 이용해 제주 시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사망했다. 나머지 승선원 11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사망한 선원은 김모(60·경남 사천)씨로 확인됐다. 화상을 심하게 입은 상태여서 지문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으며, 발견 당시부터 의식과 호흡, 맥박이 없었고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있었다고 해경은 전했다. 해경 조사 결과 출항 신고서에 기재된 승선원은 한국인 6명, 베트남인 6명 등 총 12명이었다. 이들의 주소는 경남 통영과 사천, 부산 연제구 등이다.
대성호는 지난 8일 오전 10시 38분 경남 통영항에서 갈치잡이 등 조업을 위해 단독 출항했으며 지난 18일에 입항할 예정이었다. 선박 소재는 화재에 취약한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확인됐다. 화재가 심하게 발생해 대성호는 선체 대부분이 불에 타 뒤집어졌고, 배가 두 동강이 나 선수 부분은 침몰했으며, 선미 부분은 해상에서 표류하고 있다고 해경은 전했다.
해경은 사고 어선 주변에서 실종자가 발견된 만큼 주변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색·구조에는 해경과 해군 경비함정·헬기·항공기와 어업지도선, 민간 어선 등이 동원됐다. 그러나 현재 제주도 전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으로 사고 해상에는 2∼3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어선에 불이 크게 나서 함정이 도착하고 나서도 어선 내부로 접근이 어려웠다”며 “현재 선박이 뒤집어진 상태로, 선박 내에서도 선원을 발견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해상 날씨가 좋아지면 내부 수색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제주에 도착해 사고 대응에 나섰고,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광역구조본부를 꾸렸다. 제주도도 신속한 구조·수색과 실종자 가족 지원 등을 위해 모든 지원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사고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높은 파고와 차가운 수온으로 신속한 구조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행안부․해수부 장관이 해경·해군·지자체 등 관련 기관과 합동 구조활동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상황을 철저히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