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와 이마트의 오는 2020년 계약 종료를 앞두고 ‘결별설’이 흘러나온다. 사진=이종현 기자.
그동안 스타벅스코리아는 거대 유통 강자 이마트와 함께 큰 폭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스타벅스코리아의 매출액은 약 1조 5223억 원이다. 2001년 251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에 비춰보면 18년간 매출액이 약 60배 상승했다. 경기불황에도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한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마트에 효자 아이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계약이 종료되는 2020년에 맞춰 업계에선 결별설이 제기됐다. 여기에는 ‘스타벅스코리아 본사 이전’ 문제가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03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자리를 잡았으나 2005년부터 현재 스타벅스 서울 소공동점과 연결되는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공간을 본사 사무실로 사용했다. 그런데 최근 스타벅스코리아가 본사를 다른 장소로 옮기는 방안을 두고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소유인 웨스틴조선호텔을 떠나는 시기가 계약 종료 시기와 맞아 떨어진 것이다.
‘대표 교체’도 두 회사의 결별설에 힘을 보탰다. 신세계그룹 출신이면서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자리를 11년가량 지켜오던 이석구 전 대표가 물러나고, 미국 스타벅스 본사 측 송호섭 신임대표가 취임한 것이다. 합작법인 설립 이후 오랫동안 ‘이석구 대표 체제’에서 운영된 데다 그동안 큰 성장을 이뤄왔음에도 대표가 교체된 것에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이마트의 계열사인 신세계푸드 역시 스타벅스코리아와 이마트의 사이에서 매출을 거두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스타벅스코리아에 베이커리류 등 납품 거래를 통해 올해 3분기 기준 984억 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이는 같은 기간 신세계푸드 매출 9813억 원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이런 점에서 이마트는 스타벅스코리아와의 관계 유지를 원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스타벅스코리아가 오로지 신세계푸드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신세계푸드에서 제공받는 것은 일부일 뿐이며, 다른 업체들을 통해서도 식품 등을 공급받고 있다.
논란의 대상이 돼온 ‘로열티’ 역시 결별설에 무게를 더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상표와 기술 사용 계약을 통해 매출의 5%가량을 로열티로 미국 스타벅스 본사에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영업이익은 2015년 471억 원, 2016년 852억 원, 2017년 1144억 원, 지난해 1428억 원이었다. 로열티도 해마다 증가해 2015년 380억 원, 2016년 500억 원, 2017년 630억 원, 2018년 780억 원이 나갔다. 영업이익의 절반에 맞먹는 수준까지 달했다.
한 예로 이탈리아 브랜드를 수입·판매하는 SPC는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고 커피 원두를 수입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미국 스타벅스에 지불하는 높은 로열티는 국내 고객뿐 아니라 스타벅스 코리아와 이마트 측에도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다. 높은 로열티 때문에 이마트와 스타벅스코리아 측이 계약 연장을 고민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스타벅스코리아와 이마트는 모두 결별설을 부인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석구 전 대표가 물러난 것은 지난해 12월 인사에서였는데 발표가 늦어진 것일 뿐이며, 스타벅스코리아 사무실이 웨스턴조선호텔을 떠나는 것은 공간 확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20년이라는 계약이 끝난다는 것은 ‘결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스타벅스-스타벅스코리아의 상품 공급에 대한 내용을 뜻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